르노삼성, 2020년 임단협 본협상 재개 [이슈+]

▽노조, 2년간 기본급 동결…인상 추진
▽지난해 실적은 34% 감소…공장 가동률도 46%
▽시각차에 난항 전망…올해 협상도 다가와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본협상을 7일 재개한다. 지난해 9월 17일 6차 실무교섭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해를 넘겨 재개된 교섭에 업계에서는 타결 직후 새 교섭이 시작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7일 르노삼성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12월 22일 노조에 2020년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노사는 지난해 9월 6차 교섭 이후 11월 노조 집행부 선거 등을 이유로 협상을 중단했던 상태다. 이에 노사는 이날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멈췄던 교섭이 재개됐지만 상황은 험난하기만 하다. 노조는 지난 2년 기본급을 동결했던 만큼, 2020년 임단협 최우선 사항은 임금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RSM(르노삼성차) 조합원들은 동종사 대비 높은 노동강도와 저임금에 신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70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이 담긴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근무시간이 줄어들며 임금 감소를 겪은 르노삼성 노조원들도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생산절벽이 가시화되자 2019년 60대였던 시간당 생산량을 45대로 줄였다. 2020년에는 공장이 멈추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에 걸쳐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8월 판매량이 급감하며 재고가 쌓여 차를 만들어도 둘 곳이 없었던 탓이다. 생산 감소는 자연히 근무시간과 임금 감소로 이어졌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그렇다고 르노삼성이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도 낮다. 지난해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총 11만6166대에 그쳐 전년 대비 34.5% 급감했다. 2018년 21만6000대이던 생산량은 위탁생산을 하던 닛산 로그 계약이 만료되며 2019년 17만7450대로 감소했다. 잔여 물량 공급을 마치고 로그 생산이 완전히 종료된 지난해는 생산절벽이 본격화됐다.

닛산 로그의 여파는 내수와 수출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전년에 비해 내수 판매량은 10.5% 증가한 9만5939대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77.7%가 증발한 2만227대에 불과했다. 부산공장의 연 생산능력이 25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공장 가동률이 46%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노조가 비교 대상으로 삼는 동종사 대비 판매량과 공장 가동률이 민망할 정도로 낮은 것은 물론, 부도 위기에 처한 쌍용차(10만7416대)와 다를 것 없는 수준이다.

르노삼성은 XM3 유럽 수출(수출명 : 뉴 아르카나)을 통해 연 9만대 수준의 생산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르노그룹이 뉴 아르카나 생산을 르노삼성에 맡기며 이러한 계획에 희망이 생겼지만, 높은 경쟁력을 갖춰 현지에서 인기를 끌어야 구현 가능한 목표다. 노조 요구에 맞춰 고정급을 인상하면 차량 경쟁력 훼손도 불가피하다. 판매 부진과 생산 감소, 임금 하락과 구조조정의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르노 뉴 아르카나'로 유럽 수출을 시작한 XM3. 사진=르노삼성

'르노 뉴 아르카나'로 유럽 수출을 시작한 XM3. 사진=르노삼성

협상 재개에 따라 노조는 준비하고 있던 파업 행보도 잠시 멈췄지만,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경우 파업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오는 8일과 9일, 11일과 12일로 예정됐던 파업 찬반투표를 유보했다. 지난해 파업권을 확보했기에, 투표에서 가결되면 르노삼성 노조는 즉시 파업을 실행할 수 있다.

노조는 "(XM3 수출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에 (상황을) 잡고 늘어질 생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사측이 사원들에게 충분한 노력의 대가와 존중을 해주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전향적인(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한) 제시안을 제시해 이번 임단협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임단협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임단협이 타결되더라도 평화 기간은 짧을 전망이다. 올해 협상이 다가오고 있는 탓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협상 타결 직후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는 모습을 반복해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 임단협을 2019년 6월에야 마무리했다. 3개월의 짧은 평화 뒤 그해 9월 시작된 2019년 임단협은 강대강 대치로 이어졌다. 2019년 임단협은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상처를 남기고 2020년 4월에야 끝이 났다. 다시 3개월 뒤인 7월부터는 2020년 임단협을 시작해 2021년을 맞았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임단협은 매번 해를 넘기고 '강대강' 대치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며 "지난해 임단협도 노사 시각차가 큰 탓에 타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칠 전망인데, 올해 임단협도 연이어 다가오게 된다. 노조 리스크가 연중 이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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