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디지털키 벌써 13만명이 쓴다
현대자동차 아반떼 운전자 A씨는 얼마 전 스마트폰만으로 세차를 완료했다. 현대차가 지난달부터 제공한 새로운 서비스인 ‘픽업앤세차’를 활용했다. 현대 디지털키를 대리운전기사에게 공유하면, 대리운전기사가 세차를 맡기고 다시 가져오는 방식이다.

현대차가 디지털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자동차 열쇠를 넣은 디지털키는 지난해 3월 개발됐다. 근접무선통신(NFC) 기술과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을 활용한 방식이다. 운전자는 열쇠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최대 세 명에게 디지털키를 공유할 수 있다. 디지털키를 공유하는 사람은 각각 사이드미러 각도와 운전석 시트 위치, 운전대 위치,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자신에게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다. 현대 디지털키는 신형 쏘나타, 아반떼, 코나, 투싼, 싼타페 등에 적용됐다. 지난달 말 기준 디지털키 적용이 가능한 차종의 구매자 중 약 70%가 디지털키를 선택했다. 현재 약 13만 대의 차량이 현대 디지털키를 장착했다.

현대차는 비대면으로 차량의 키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픽업앤대리와 픽업앤딜리버리가 대표적이다. 차주가 차량 근처에 없더라도 대리운전 기사 및 탁송 기사에게 대리운전을 요청할 수 있다.

현대차가 픽업앤대리와 픽업앤딜리버리 서비스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95%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놓고 온 차량이 급하게 필요하거나 몸이 불편해 직접 운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주차대행 서비스와 쇼핑포터 서비스를 시범운영한 결과, 사용자의 절반 가량이 재이용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현대 디지털키 앱으로 사전 예약한 고객은 롯데백화점 입차 시 디지털키 공유를 통해 주차대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쇼핑포터 서비스는 백화점 내 포터 요원에게 디지털키를 공유하면, 포터 요원이 구매한 물건을 차량에 실어주는 서비스다. 현대차는 이들 서비스를 대형 아울렛 매장 등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방문세차 서비스와 픽업앤세차, 주차장 연계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