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새롭게 선보인 준대형 SUV 올 뉴 렉스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쌍용차가 새롭게 선보인 준대형 SUV 올 뉴 렉스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쌍용자동차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렉스턴'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 임영웅의 신곡 'HERO'와 함께 출격한 올 뉴 렉스턴의 흥행 비결은 젊고 세련된 디자인과 세심한 안전·편의사양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쌍용차 올 뉴 렉스턴은 기존 G4 렉스턴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전장·전폭·전고는 이전 모델과 같은 4850·1960·1825mm이며, 축간거리도 2865mm로 같다. 하지만 겉과 속은 부분변경 모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졌다. 볼륨감 있는 육중한 덩치에 젊은 감각의 세련미를 더해 도시적인 당당함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시승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더 블랙'이다. 우선 부쩍 커진 다이아몬드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과 디귿자로 날카롭게 각이 선 주간주행등(DRL)·풀LED헤드램프가 웅장하면서도 강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측면에는 20인치 블랙 휠이 무게감을 더하고 후면부는 가로로 배치된 T자 램프와 사각형 구도의 범퍼 라인이 안정적이면서 깔끔한 인상을 풍겼다.
쌍용차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인테리어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쌍용차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인테리어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실내도 외관에 못지 않게 젊어졌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D컷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온다. 9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와 여러 버튼이 배치된 센터페시아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깔끔하고 직관적인 모습을 지녔다. 전자식 변속시스템(SBW)을 쓰면서도 레버형 기어노브를 고수해 SUV의 느낌도 놓치지 않았다. 구동 방식을 조작하는 다이얼도 측면까지 꼼꼼하게 마감돼 차량의 품격을 더했다.

최신 편의 사양도 세심하게 챙긴 모습이었다. 프레임바디 SUV인 올 뉴 렉스턴은 차고가 다소 높은 편인데, 차 문을 열자 숨어있던 발판이 튀어나와 쉽게 차에 오르내릴 수 있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와 USB 포트 등은 물론, 조수석 좌측에 시트 조절 버튼이 달려 운전자가 직접 조수석 각도 등을 조작할 수 있었다. 무선 충전패드와 컵홀더는 슬라이딩 덮개가 있어 깔끔하게 가릴 수도 있었다.

통상 SUV의 뒷좌석은 앞좌석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지지만, 올 뉴 렉스턴은 다르다. 뒷좌석 시트의 베이스와 볼스터 등 몸을 지지하는 면적이 늘며 착좌감이 개선됐고 리클라이닝 기능으로 각도도 조절할 수 있었다. 시트를 139도까지 젖히고 창문의 롤러 블라인드를 올려 햇빛을 가리자 그대로 잠을 청해도 될 듯 편안해졌다. 뒷좌석 열선 기능을 켜자 눈꺼풀도 이내 무거워졌다.
올 뉴 렉스턴의 어라운드뷰 기능과 운전석 모습, 도어램프와 팝업 발판, 슬라이딩 덮개가 지원되는 컵홀더와 기어노브.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올 뉴 렉스턴의 어라운드뷰 기능과 운전석 모습, 도어램프와 팝업 발판, 슬라이딩 덮개가 지원되는 컵홀더와 기어노브.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올 뉴 렉스턴은 트렁크 적재공간도 여유로웠다. 서있으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을 갖췄고 기본 820L를 제공한다. 뒷좌석을 접으면 1977L까지 늘어난다. 캠핑용품이나 디럭스 유모차 등은 물론, 가구까지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다. 2단 러기지 보드도 제공하기에 활용도는 더욱 높다. 특히 2단 구조가 크게 티가 나지 않기에,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고 생각하는 유부남들에게는 쏠쏠한 비밀공간이 될 수 있겠다.

앞좌석으로 돌아가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예상보다 쾌적한 운전 환경이 갖춰져 놀라움을 느꼈다. 통상 준대형 SUV는 전폭이 2m에 가까워 운전에 다소 불편한 측면이 있다. 올 뉴 렉스턴은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과 차로유지보조(LKA) 기능이 제공돼 기본적인 조향을 차량에 맡기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차량이 한쪽으로 쏠려 차선을 넘을 것 같으면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 중심을 잡았다. 어라운드뷰 기능을 지원하기에 주차도 보다 수월하게 가능하다.
시계방향으로 주차칸에 꽉 차는 올 뉴 렉스턴, 139도로 젖힌 뒷좌석 시트, 디자인 통일감을 높이는 블랙 휠, 트렁크의 2단 구조.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시계방향으로 주차칸에 꽉 차는 올 뉴 렉스턴, 139도로 젖힌 뒷좌석 시트, 디자인 통일감을 높이는 블랙 휠, 트렁크의 2단 구조.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올 뉴 렉스턴은 기존 2.2 디젤 엔진을 유지하면서 최고출력은 202마력, 최대 토크는 45.0kg·m으로 이전 대비 각각 15마력, 2.0kg·m 향상시켰다. 시승 전에는 2t 넘는 공차중량에 비해 다소 부족한 출력이 아닐까 우려가 있었지만, 직접 운전을 해보니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8단 자동변속기가 엔진의 효율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덕분으로 생각됐다.

스포티한 주행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패밀리카로 적합한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전고가 높은 프레임 SUV인 만큼 하부소음이 다소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러한 기대도 멋지게 어긋났다.
쌍용차 올 뉴 렉스턴 측면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쌍용차 올 뉴 렉스턴 측면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쌍용차는 휠하우스에 고급차에 쓰이는 직물타입(PET) 흡음재를 적용하고 엔진룸에 고무 실링을 사용해 소음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시승 과정에서 주행 성능을 확인하고자 급가속과 급감속을 하기도 했지만, 연비는 11.2km/L를 기록했다. 복합연비는 이보다 높은 11.6km/L다.

동급 차량대비 저렴한 가격도 올 뉴 렉스턴의 매력이다. 올 뉴 렉스턴 가격은 4WD 기준 3888만~4975만원이다. 동급 모노코크 바디 SUV보다 100만~500만원 가량, 프레임 바디 SUV에 비해서는 1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이러한 매력에 올 뉴 렉스턴은 구매층도 60대 이상 남성이 주류를 이루던 G4 렉스턴에 비해 다변화됐다. 쌍용차가 밝힌 사전계약 내용에 따르면 올 뉴 렉스턴 소비층은 30대부터 50대까지 고루 분포했고 여성 고객 비중도 이전의 두 배 수준인 29%까지 확대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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