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셀 vs BMS

코나 전기차 화재를 두고 원인 공방이 한창이다. 최초 발화점이 '셀(cell)'이라는 점에서 LG화학의 배터리 셀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동일한 배터리 셀이 납품된 다른 차종에선 화재가 없다는 이유로 현대차가 직접 설계한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의 문제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일단 현대차는 정부의 리콜 결정을 받아들여 글로벌에 판매된 7만대의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리콜은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뤄진다. 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 화재를 막겠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셀 사이의 전압 편차가 크거나 급격한 온도 변화가 감지되면 수백개의 셀로 구성된 배터리팩을 통째로 바꾼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처럼 LG화학과 현대차의 원인 공방이 펼쳐지는 이유는 리콜 비용 때문이다. 셀 문제로 확인될 경우 현대차는 LG화학에 리콜 비용을 청구하겠지만 BMS 또는 배터리팩을 제외한 전기 부품의 문제라면 현대차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이빔]코나 EV 화재, 지금은 신속 리콜이 우선


일반적으로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내연기관의 연료탱크에 해당하는 기능이다. 말 그대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내보낸다. 하지만 단순히 기름을 저장하는 연료탱크와 달리 '배터리'는 기름과 전혀 다른 특성의 전기 에너지를 담는다는 점에서 저장 자체가 매우 까다롭다. 수 백개의 작은 셀에 전력이 고르게 분산 저장돼야 하고 구동에 필요한 전기를 모터로 내보낼 때도 각 셀의 성능과 품질이 유지돼야 한다. 따라서 BMS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셈이다.

-코나와 같은 배터리 셀 장착한 전기차 발화 사례 없어
-주행거리 많을수록 화재 가능성 높아, 정부 리콜 강제 나서야

그럼에도 셀이 지목된 이유는 배터리에서 발화점 자체가 '셀(cell)' 외에는 없어서다. BMS는 소프트웨어여서 발화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이외 발화점으로 볼 수 있는 주변 전기장치와 모터 등은 발화된 사례가 없다. 하지만 LG화학은 발화점으로 지목된 셀이 다른 차에선 멀쩡한 만큼 화재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반박한다. 쉽게 보면 모닥불을 피울 때 '셀'이 장작으로서 가연성은 있지만 누군가 불을 붙이지 않으면 발화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발화자로서 BMS를 의심하는 형국이다. 실제 LG화학은 코나에 탑재된 NCM622(니켈 60%·코발트20%·망간20%) 셀은 쉐보레 볼트 등에도 탑재되지만 화재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당장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완성차회사와 배터리 기업 간의 원인 공방이 아니라 신속한 리콜이다. 그래야 추가 화재 가능성을 막을 수 있어서다. '네 탓' 공방을 뒤로 하고 현대차가 리콜을 서둘러 결정한 것도 화재 위험성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는 필요할 경우 코나EV 보유자가 리콜을 받지 않을 경우 운행을 중지시키는 행정명령 발동도 검토해야 한다. 2년 전 BMW 화재 사태와 이번 일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정부로선 오는 12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원인 발표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신속 리콜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운행중지' 명령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서둘러 내놓는 게 현명한 처사다.

화재를 막기 위한 코나 EV 보유자도 적극 조치를 받아야 한다. 특히 누적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배터리 셀에 누적된 부품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화재로 연결될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어서다. 실제 전문가들은 발화점 자체가 '셀' 외에 없음을 고려하면 오래 사용된 배터리일수록 BMS의 컨트롤에서 벗어날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물론 셀과 BMS의 원인 공방이 펼쳐지는 이유지만 현재로선 결과 자체가 '화재'라는 소비자 피해로 연결될 수 있어 신속한 조치가 우선이다. 코나 EV 화재로 연쇄화재가 일어날 수도 있어서다.

박재용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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