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가 3차원 인식하려면 라이다 필요
▽ 가격 200만원 이하로 낮춰야 보급 가능
▽ SOS LAB, 내년 고정형 라이다…50만원 목표
차량 전면부와 지붕에 각종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원. 사진=구글

차량 전면부와 지붕에 각종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원. 사진=구글

자동차가 운전자를 대신해 스티어링 휠을 잡을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가 운전 주도권을 쥐는 레벨3 자율주행에는 한국의 기술력도 한몫 거들 예정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의 하나로 라이다 센서를 꼽고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당하게 개발할 능력이 없으면 남의 기술을 훔치기까지 할 정도다. 최근 검찰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이 모 교수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교수가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사업인 천인계획에 참여해 국내 라이다 기술을 유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다는 자동차가 주변 사물을 인식하게 해주는 센서다.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카메라, 레이더 등의 센서들은 사물의 유무, 거리, 방향을 인식하고 추정하는데 그치지만,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를 쏘고 반사되는 신호를 받아 사물의 형태까지 추출해낸다. 카메라나 레이더가 2차원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라이다는 3차원 공간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다.
도로에 쓰러진 하얀 트럭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한 테슬라 모델3. 사진=트위터

도로에 쓰러진 하얀 트럭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한 테슬라 모델3. 사진=트위터

2차원 데이터 중심인 카메라와 레이더의 한계는 전복된 트럭에 돌진한 테슬라 모델 3 사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6월 1일 대만에서는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모델 3가 도로에 전복된 하얀 트럭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카메라 센서에 의지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트럭의 하얀 색을 햇빛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라이다가 있었다면 도로 위에 벽이 세워진 것으로 인식하고 멈췄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까운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라이다로는 로봇청소기를 꼽을 수 있다. 일부 로봇청소기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센서를 본체 윗 부분에 달고 있다. 본체에서 약간 튀어나온 이 센서는 원시적인 라이다로 볼 수 있다. 로봇청소기에 달린 라이다는 감지거리가 5m 수준에 불과하고 2차원 데이터만 수집하지만, 집의 구조를 파악해 꼼꼼하게 청소하기에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라이다는 이러한 성능이 극대화된다. 수백미터 전방까지 사물을 인지해야 하며,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탑재된 만큼 감지속도도 빨라야 한다. 오작동도 없어야 한다. 로봇청소기의 라이다가 오작동을 일으킬 경우 청소가 덜 되거나 의자에 부딪히는 정도의 문제만 발생하지만, 자율주행 중인 자동차 라이다의 오작동은 인명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차량의 진동과 온도 변화, 비나 바람 등 노출되더라도 문제없는 내구성도 필요하다.
라스베이거스를 라이다로 촬영한 모습. 사진=에스오에스랩

라스베이거스를 라이다로 촬영한 모습. 사진=에스오에스랩

구글 웨이모 등은 이러한 라이다를 개발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도 선보였다. 다만 라이다 센서 가격이 대중화가 어려울 정도로 고가라는 점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자율주행차 개발 초기 1억원에 육박하던 라이다 가격은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지며 최근 수백만원대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율주행차에 라이다 센서가 다수 탑재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더 내려가야 대중화가 가능하다.

현재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을 위해 자동차에 탑재되는 레이더 가격은 개당 10만~20만원 수준이며, 카메라는 10만원이 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는 2023~2024년 자율주행차 보급을 위해 라이다 센서 양산가격이 최소한 1500~2000달러(약 200만원)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이다의 가격 인하 문제는 한국 기업이 앞장서 풀어갈 전망이다.
에스오에스랩이 개발한 자율주행차용 고정형 라이다 'ML-1'. 사진=에스오에스랩

에스오에스랩이 개발한 자율주행차용 고정형 라이다 'ML-1'. 사진=에스오에스랩

국내 라이다 센서 개발 스타트업 에스오에스랩(SOS LAB)은 내년 초 자율주행차용 라이다를 공개할 예정이다. 손바닥에 올릴 수 있는 크기를 갖춘 플래시 방식의 완전한 고정형 제품이다. 에스오에스랩은 이 고정형 라이다의 양산 가격을 50만원 이하로 계획하고 있다. 한 대의 차량에 라이다 4개를 달더라도 BIS리서치가 제시한 대당 가격 수준에 머물고, 크기가 작아 차량 내 빌트인이 가능하다.

에스오에스랩은 "2022~2023년부터 라이다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들이 본격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라며 "실제 양산 시점은 2024~2025년을 예상한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차량용 라이다 센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시기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서 제품을 정식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다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초 차량용 라이다 공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 'ML-1'은 반도체 공정으로 생산된 빅셀(VCSEL) 광원을 탑재해 기계 구동부를 없앴다. 사진=에스오에스랩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 'ML-1'은 반도체 공정으로 생산된 빅셀(VCSEL) 광원을 탑재해 기계 구동부를 없앴다. 사진=에스오에스랩

이미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특허청은 올해 상반기 최고 특허기술로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 센서를 선정, 세종대왕상을 수여했다.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하고, 장거리 고해상도 측정에 유리한 3D 고정형 라이다 센서이기에 자율주행차나 로봇, 드론 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장회사 만도, KDB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유치한 투자액도 170억원이 넘는다.

다만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 센서는 자율주행차보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더 빠르게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용 라이다가 양산 단계에 들어서기 전까지 스마트팩토리 내 자율주행 로봇에 쓰이는 라이다 센서를 생산·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는 "산업용 2D 라이다는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며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OHT 용 2D 라이다도 개발해 최근 양산과 공급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최근 광주 규제 자유 특구내 특장차 자율주행차량 운행 보조를 위해, 가로등에 설치하는 형태의 2D라이다를 납품 및 시범 운영을 준비 중"이라며 "조만간 자율주행차량용 라이다 센서도 선보이고 고객사와 시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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