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글로벌과 한국닛산 최종 파트너 선정 심사

올 연말 철수할 닛산/인피니티의 국내 등록차 8만여 대에 대한 서비스총괄업체 선정을 두고 지난 4일 KCC오토그룹, 르노삼성자동차, 코오롱모빌리티 등 3사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빠르면 추석 전, 늦어도 10월초까지는 이 중 1개 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정작업은 향후 8년간 닛산을 대신해 부품공급과 정비를 책임질 업체를 뽑는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물론 닛산/인피니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는 3사의 장단점이 비교적 뚜렷하다는 점을 들어 닛산이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KCC오토는 닛산/인피니티 딜러사,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코오롱모빌리티는 멀티브랜드 수입차 서비스 경험이 많다는 게 각사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런 가운데 닛산/인피니티 딜러사들인 더파크오토모빌(강원), 신창모터스(대구/경북), SB모터스(부산), JS오토모빌(대전/전주) 등 4개 사가 KCC오토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한국닛산에 밝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닛산/인피니티 서비스 총괄사업 수주경쟁 막 올라

KCC오토는 국내에서 닛산/인피니티 차의 절반 가까이를 판매한 메가딜러다. 서울 성수동과 경기도 일산 및 신갈 등 3개 지역에 정비시설과 130여 명의 정비인력을 두고 있다. KCC오토는 지지를 표명한 4개 딜러사를 하나로 묶는 ‘원팀 얼라이언스’를 활용해 기존의 전국 서비스망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들 외에 부산, 청주 등 기존 딜러사들을 얼라이언스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이 이전처럼 서비스센터를 그대로 이용함으로써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내세웠다.

르노삼성은 르노-닛산의 얼라이언스에 속한 데다 3사 중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정비센터를 갖춘 게 강력한 무기다. 양사 차의 공유 부품이 많아 당장 서비스를 맡아도 큰 차질이 없을 가능성이 크고, 향후 8년간 르노삼성이 존재하는 한 서비스망을 유지할 것이란 믿음을 주고 있다. 또 부품, 정비업체관리 등 해당 부서들이 이미 있는 만큼 시설과 인력에 닛산/인피니티를 더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다.

코오롱모빌리티는 30여 년간 수입차 판매 및 정비사업을 해 온 코오롱의 계열사로 인천, 일산, 분당, 청주, 대구, 부산, 창원 등에 정비센터를 운영중이다. 그 중 인천, 청주, 부산에서는 이미 닛산/인피니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전국적으로 정비센터를 15개 소까지 늘릴 예정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차를 수리하고 있고 8년간 정비망을 유지할 수 있는 대기업이란 게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신차 영업을 중단한 만큼 닛산/인피니티 부품 및 정비사업은 향후 2~3년 후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본 보증수리 등이 끝나면 소비자들이 가격면에서 유리한 병행정비업체로 이탈하면서 입고물량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따라서 닛산이 이에 대한 후보업체들의 대응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CC오토는 다른 2개 사와 달리 이 점에서 취약점이 있다. 원팀 얼라이언스가 장점이지만 한계도 분명하다는 것. 예를 들어 향후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원팀 소속 딜러사들이 각자도생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실제 KCC오토를 지지한 한 딜러사는 “2~3년간을 보장받은 후 살길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도 이런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KCC오토는 따라서 원팀 얼라이언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기타 브랜드의 전국 정비권을 따내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다른 2개 사와 달리 이번 입찰에 비교적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경쟁사들이 꼽는 약점이다. “주면 하겠다”라는 입장처럼 보인다는 것. 닛산도 처음에는 르노삼성에 정비를 맡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정비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문제점을 파악, 경쟁체제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르노삼성은 직영 서비스센터를 매각중이어서 협력업체들만 남는다면 애초의 장점이 퇴색된다.

코오롱은 일산, 분당, 대구, 부산에서 기존 정비거점과 중복돼 딜러들이 상대적으로 지지를 꺼리고 있다. 또 기존 딜러들의 정비센터를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데다 고객이 몰려 있는 서울지역에는 서비스센터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닛산/인피니티의 특화된 기술력 측면에서도 기존 딜러들에 비해 인수 초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코오롱은 “정비센터 중복은 고객 입장에선 좋은 점”이라며 "서울지역은 정비센터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결국은 닛산 본사가 원하는 걸 제시한 업체가 뽑히지 않겠느냐”며 "세일즈가 차에 대한 영업이라면 서비스는 브랜드에 대한 영업인 만큼 닛산 철수 이후 양질의 서비스 지속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고객들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업체가 선정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호영 선임기자 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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