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24]

푸조, 매장서 전시한 차량 새 차로 판매
푸조 측 잘못인정…"도의적 책임 느낀다"
"최선을 다해 협상 임했다…구매자, 무리한 요구"
구매자, 딜러사 측 상대로 법적 대응 예고

소비자원 "구매자가 경제적 손실 입은 사건"
전문가 "딜러들, 수당 문제로 전시차 속여 판다"
푸조의 한국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가 2017년 8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뉴 SUV 푸조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푸조의 한국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가 2017년 8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뉴 SUV 푸조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푸조 매장에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을 구입한 A씨는 차량 수령 이후 딜러와 대화를 나누다 매장 전시 차량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A씨는 딜러에게 물었지만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확인 결과 A씨가 구입한 차량은 신차가 아닌 전시 차량이 맞았다.
A씨는 올해 6월 초 서울 강남구 소재 푸조 공식 딜러사에 근무하는 직원과 차량 구매 계약을 했다. 같은달 30일 차량을 수령했지만 차량의 제조연도가 올해가 아닌 작년인 것을 확인했다. A씨는 딜러에게 항의하며 재고 차량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2017년 11월 서울 강남구 푸조 청담전시장에서 푸조(PEUGEOT)의 프리미엄 7인승 SUV 'New 푸조 5008'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11월 서울 강남구 푸조 청담전시장에서 푸조(PEUGEOT)의 프리미엄 7인승 SUV 'New 푸조 5008'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푸조, 전시차 미고지 판매 인정…"딜러의 문제"
A씨는 이달 초 딜러사 측에 이 내용을 문의했다가 답변에 충격 받았다. A씨가 구매한 차량은 작년 7월 생산됐으며 수개월간 송파구 소재 한 전시장에 전시됐던 전시 차량이었다.

딜러사 측은 사과했지만 A씨는 "보상 과정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푸조 측 딜러사인 한오토모빌레 관계자는 전시 차량임을 알리지 않고 판매한 사실은 인정했다. 단 A씨와의 협상에 성실히 임했으며 이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A씨는 한오토모빌레가 납득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반박했다.
한오토모빌레 관계자 : 그동안 전시 차량의 경우 사전 고지를 하고 판매해왔다. 해당 영업 사원의 단순 실수로 미고지 판매 된 것을 확인했다. 영업 사원 관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앞으로 출고 프로세스 점검, 직원 교육 강화를 통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오토모빌레는 해당 고객에게 즉시 사과하고 적정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고객이 900만원이라는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해 결렬됐다.
A씨 : 신차 기준으로 출고가가 5500만원, 신차에 준하는 같은 연식 차량의 중고가가 4300만원 정도다. 구두로는 CCMP(Car Care Membership Package)와 보증기간 3년 연장 및 현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협상 과정에선 이마저도 2년으로 줄었다. 강남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한 내용이기도 했다. 합의안으로 제시한 현금은 신차와 중고차의 차액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가 추가 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응답이 없다. 보증기간 2년 연장은 아무런 문제 없는 차량 구매자들도 받는 혜택이다. 한오토모빌레에서 근거 없이 일방적 제안을 한 상황이다.
푸조의 전시차량을 미고지 상태에서 구매한 A씨가 지난달 29일 받아든 합의서. A씨는 보상과 관련된 내용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사진=독자 제공

푸조의 전시차량을 미고지 상태에서 구매한 A씨가 지난달 29일 받아든 합의서. A씨는 보상과 관련된 내용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사진=독자 제공

전문가 "소비자가 피해 입은 상황"…구매자 A씨 소송 예고
6일 업계에 따르면 외제 완성차 시장에선 이 같은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보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전시차 미고지 판매는 딜러들이 수당을 챙기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딜러들은 소비자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적으로 높은 할인 조건을 제시한다. 할인되는 비용을 자신이 떠안는 대신 판매를 늘리면 수익을 불릴 수 있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매장에 전시됐던 차량은 회사 측으로부터 더 높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소비자에게 전시차라는 점을 알리지 않고 신차 비용을 책정하면서 정작 할인 차액은 딜러가 챙기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

업계에서는 전시차 판매를 위해 △전시차 이외에 다른 재고가 없다는 내용을 고지 △추가 할인 여부에 대한 확인 △양 당사자 간 확실한 고지와 협의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한국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소비자원에 사건 접수가 되면 판매사 측과 구매자가 합의하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구제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비용과 시간 문제로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비자원은 A씨의 사례는 명백히 문제 소지가 있다고 봤다. 전문가 역시 판매자 측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짚었다.
소비자원 관계자 : 자동차뿐 아니라 전시 제품은 새 상품과 구분되기 때문에 가격을 할인해 판매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고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전시 상품을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새 상품과 같은 조건으로 판매했다면 명백히 소비자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결국 딜러 수당의 문제다. 차량 품질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구매자에게 충분히 고지해야 하는 것이 판매사와 딜러의 의무다. 명백히 딜러사의 책임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