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에 서울~부산, G80 전기차는 '게임체인저'가 될까?
독일서 시험주행 포착된 eG80, 한번 충전하면 500km 주행 가능
제네시스, 전기차 내년 중 출시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계 경쟁 격화
기존 국내 전기차 모델들의 주행거리는 300~400km다. 서울에서 부산(약 400km)을 가려면 중간에 한번은 충전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eg80은 출발하기 전, 충전소를 위치를 고민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현재 한번 완충으로 500km 이상을 갈 수 있는 전기차는 테슬라의 일부 고급 모델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배터리 업계에서 '500km'가 갖는 의미는 여러모로 크다. 업계에서는 일단 500km를 출퇴근 등 일상생활용으로 전기차를 활용하기에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내년 안정적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를 내놓을 계획이다. 제네시스 eG80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기차 업계에서 배터리 효율을 측정할 때 쓰는 'Core Efficiency of EV cars'도 500km를 기준으로 한다. 2t 자동차가 500km의 항속거리를 가지기 위한 배터리의 크기를 뜻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술적으로는 700~800km 이상도 갈 수 있는 배터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며 "다만 배터리의 무게, 충전시간, 가격 등을 감안했을 때 500km 수준이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은 단 한 번 충전만으로 1026km를 달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물론 저속으로 주행 트랙을 달려서 달성한 기록이긴 하다. 배터리의 항속거리는 전기차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소비자들은 전기차 배터리도 휴대폰처럼 2~3년 쓰다보면 수명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고민한다. 전기차 가격의 40%가 배터리인데 2년 후에 교체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차 값이 4000만원이면 배터리 값만 1600만원이다.
500km 전기차가 출시되면 배터리의 수명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충방전 횟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급속 충전을 하면 할 수록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데 최근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많이 개발됐다"며 "자동차업체와 함께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배터리 사후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초 전기차 순수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5'도 내놓는다. 기존 전기차들은 내연 기관 자동차의 엔진을 들어내고 배터리를 탑재한 형태였지만, 아이오닉5는 설계 단계부터 전기차를 콘셉트으로 제작된다. 이 모델이 출시되면 휠 베이스가 낮아지고 쓸 데 없는 부품을 줄일 수 있어 내부 공간을 더욱 활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하이브리드, 독일은 디젤에 집중하다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할 타이밍을 놓쳤다"며 "내년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되면 미국과 한국이 자동차 시장의 헤게모니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양산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GMP의 1차 공급사로는 SK이노베이션, 2차 공급사로는 LG화학이 선정돼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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