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아렉, 가격 낮추며 GV80와 경쟁 구도
GV80 디젤 멈추자…투아렉 수입차 대안으로
동력과 승차감, ADAS 등에서 박빙 경쟁
국내 고급 준대형 SUV 시장에서 제네시스 GV80와 폭스바겐 투아렉이 맞붙을 전망이다. 사진=각 사

국내 고급 준대형 SUV 시장에서 제네시스 GV80와 폭스바겐 투아렉이 맞붙을 전망이다. 사진=각 사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산 프리미엄 SUV인 제네시스 GV80과 격돌할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투아렉이 몸값을 최대 800만원 낮추며 상품성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올해 출시된 신형 투아렉 가격은 3.0 TDI 프리미엄 8390만원, 3.0 TDI 프레스티지 8990만원, 3.0 TDI R-라인 9790만원으로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금융 프로모션 혜택을 더하면 3.0 TDI 프리미엄 가격은 7200만원대로 내려간다. 기존에 타던 차를 폭스바겐코리아에 매각하는 트레이드 인 혜택을 더하면 6801만원까지 낮아진다. 마찬가지로 최근 가격 인하분에 8월 금융 프로모션 및 차량 반납 보상 프로그램 혜택을 더하면 프레스티지는 8145만원, 최상위 트림인 R-라인도 8974만원으로 9000만원을 하회하게 된다.
폭스바겐이 국내 선보인 준대형 SUV 3세대 투아렉.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폭스바겐이 국내 선보인 준대형 SUV 3세대 투아렉.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업계는 폭스바겐의 이번 가격 인하로 투아렉이 제네시스 GV80와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량은 동일한 준대형 SUV에 속하지만, 기존 투아렉의 가격이 다소 높아 직접적인 경쟁이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가격 조정으로 동일 차급에서 비슷한 가격을 갖춰 직접 경쟁이 가능해졌다. 제네시스 GV80 3.0 디젤 기본모델 가격은 6460만원에서 시작한다. 안전·편의사양을 추가하면 가격은 금새 8000만원에 달하고 풀옵션 가격은 9000만원에 육박한다.

동력성능 측면에 있어서는 투아렉이 다소 앞선다. GV80 3.0L 디젤은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 토크 60.0kg·m를 발휘하는데, 투아렉의 최고출력은 286마력, 최대 토크는 61.2kg·m로 더 높은 편이다. GV80의 경우 후륜구동이 기본이고 옵션을 추가해야 4륜구동을 지원하지만, 투아렉은 4륜구동이 기본이다. 여기에 4개 바퀴를 모두 조향하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돼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한 조향이 가능하다.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은 37km/h 이하 속도에서 뒷바퀴가 앞바퀴의 반대 방향으로 최대 5° 돌려 좁은 도로 주행이나 유턴, 주차 시 회전반경을 줄인다. 큰 차를 운전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크게 덜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보다 빠른 속도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해 주행 안정감을 높여준다.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투아렉과 GV80은 승차감에서도 차이가 난다.

일단 GV80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전방에 장착된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로 도로 상태를 파악하고, 1000분의 1초 간격으로 노면 저항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다만 많은 진동을 흡수할 수 없고 가해진 압력 만큼의 반발력이 나오는 금속 코일을 사용하는 유압식이라는 점은 한계로 작용한다.

투아렉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유압식에 비해 비싸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대형 고급 차량에는 진동을 더 많이 흡수하는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차 에쿠스와 기아차 K9에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압축된 공기의 탄성으로 진동을 흡수하며 반발력도 공기의 양으로 조정할 수 있다. 그때그때 승차감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공기 주입량을 늘려 실시간으로 차체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내외부 디자인은 취향의 영역이다. GV80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인 역동적 우아함을 실루엣에 담았고 실내 디자인도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5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는 GV80가 최첨단 기술의 보유했다는 자신감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간 국산 자동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색상의 가죽 소재 선택이 가능해졌고 디테일한 마감도 갖췄다.
폭스바겐 투아렉 최상위 트림 R-라인 모습.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투아렉 최상위 트림 R-라인 모습.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투아렉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길게 뻗은 보닛 등 폭스바겐 특유의 견고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모던한 외관을 자랑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를 이어 붙인 '이노비전 콕핏'을 적용하면서 공조, 좌석 통풍 및 열선 등의 기능을 모두 디스플레이 안으로 넣어 버튼을 대거 없애고, 미래적이면서 깔끔한 실내를 구현했다. 18방향 전동 조절과 4방향 공기압 요추지지대 조절이 가능한 에르고 컴포트 시트도 투아렉의 자랑거리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두 모델 모두 풍부하다. 투아렉에는 앞 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터널의 출구나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 및 보행자를 감지하고 비상 정지하는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안전벨트를 조이고 열려 있던 창문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닫는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차로 이탈을 막아주는 △레인 어시스트 등이 모두 기본 장착됐다.

GV80도 옵션 패키지 선택에 따라 투아렉과 동등한 수준의 ADAS 기능을 갖출 수 있다. 노면 소음을 상쇄하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 차로 중앙을 스스로 유지하며 달리는 △차로유지보조 기능이 차별화 요소다.
전면과 측면, 후면에 두 줄 디자인이 부각된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자동차

전면과 측면, 후면에 두 줄 디자인이 부각된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자동차

업계는 이번 가격 인하로 투아렉의 입지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급 비슷한 가격 차량인 GV80는 디젤 모델에서 엔진 내 카본 누적으로 인한 떨림 증상이 나타나며 출고가 중단된 상태다.

이 여파로 지난 4월 4324대까지 늘었던 GV80 판매량은 7월 3000대를 겨우 넘기는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디젤 모델 대기 물량이 이미 1만대 가량 밀렸다는 점과 북미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GV80 디젤 모델 출고가 재개되더라도 출고대기 기간은 6개월 이상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아직 엔진 내 카본 누적 문제 해결방안 도출을 위한 점검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생산이 재개될지 알 수 없다"며 "비슷한 크기, 가격대에 동력 성능이나 승차감이 더 좋은 수입 브랜드가 있다면 장시간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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