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큰손 2030] ② 금융의 유혹

▽ 차값 깎고 30% 내면 나머지 무이자 할부
▽ 타던 차 반납하면 월 30만원에도 사정권
▽ "실제 전액 현금 구입 고객, 20%도 안돼"
[편집자 주]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인 2030세대의 비중이 30~40%까지 오르며 ‘큰손’이 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수입차 시장 개인고객 8만195명 가운데 37%에 달하는 2만9687명이 10~30대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사태 속 경제 위기 속에서도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갓 시작한 초년생들의 고가 수입차 구매는 오히려 강세를 보인 셈이다. 2030세대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2030세대는 수입차를 선택하는 걸까. 한경닷컴 인턴기자 이지민 신현아 전명석 3인방과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올해 상반기 2030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차 브랜드는 BMW로 나타났다. 사진=도이치 모터스

올해 상반기 2030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차 브랜드는 BMW로 나타났다. 사진=도이치 모터스

2030세대, BMW·벤츠·폭스바겐·미니 선호
올해 상반기 2030세대가 가장 사랑한 수입차 브랜드는 BMW였다. KAIDA 집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들의 30대 이하 소비자 대상 판매량은 BMW가 7805대로 가장 많았고 메르세데스-벤츠(6376대), 폭스바겐(2701대), 미니(2185대), 아우디(2061대) 순이었다.

모델별로는 BMW의 520i 모델이 1362대로 1위에 올랐다. 벤츠 E250(879대), C200(730대)는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BMW 520i와 벤츠 E250 모두 차량 출고가가 6000만원을 웃돈다. 2030세대가 쉽게 내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상반기 2030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차는 BMW 520i였다. 사진=BMW코리아

상반기 2030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차는 BMW 520i였다. 사진=BMW코리아

수입차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이 높아지자 각 브랜드들은 소득이 많지 않은 청년층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발빠르게 진입장벽을 낮췄다. 딜러 할인과 수입차 업체의 할부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초기 비용에 따라 월 30만원대까지 떨어진다.
누가 10년씩 타나…적은 할부금 내다 차량 반납
상반기 2030세대가 가장 선호한 BMW의 경우 인기 차량인 520i를 최대 900만원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출고가의 30%를 내면 나머지 금액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출고가가 6260만원부터 시작하는 520i를 이런 방식으로 구매하면 월 126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BMW 딜러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기에 은행 대출보다 조건이 좋다"며 말했다.
미니 전시장에서 받은 '미니쿠퍼 5도어' 견적서. 사진=전명석 한경닷컴 인턴기자

미니 전시장에서 받은 '미니쿠퍼 5도어' 견적서. 사진=전명석 한경닷컴 인턴기자

다른 브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니의 대표 판매 모델인 미니쿠퍼 5도어 기본형의 경우 출고가가 3300만원대였지만, 기본 할인과 출고가의 30% 선납입, 자체 할부 프로그램인 스마일 할부(이자율 연 5.99%)를 적용하자 36개월간 매달 30만9910원을 내는 조건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먼저 1000만원 가량을 지급하고 매달 31만원을 내면 신형 수입차를 몰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 가격에는 할부 기간이 끝나면 차량을 반납하는 조건이 붙었다. 딜러는 "요즘 누가 수입차를 사고 10년씩 타느냐"며 "차량을 오래 소유할 생각이 아니라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월 납부금은 68만430원으로 높아진다.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회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회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빚 권하는 수입차 회사들..."현금 구입 고객 20%도 안돼"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임금근로자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20대 평균 소득은 206만원, 30대는 322만원이었다. 월 생활비를 감안하더라도 할부금 상환이 불가능하진 않은 셈이다. 특히 결혼과 내집 마련을 포기했다면 아직 소득이 많지 않은 2030세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엔트리급 모델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무상보증과 소모품 무상교환을 제공해 유지비 부담을 낮추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 딜러는 "무상보증과 소모품 무상교환 기간 내에는 유지비도 거의 들지 않고 사고로 수리비가 발생한다고 해도 보험 처리하면 된다"면서 "수입차 판매 조건이 좋아지고 국산차 가격은 오르면서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액 현금으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의 20%도 되지 않는다"며 "차량 가격의 30% 가량을 선납금으로 걸고 자체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랜드에 관계없이 업체들의 사정이 다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 전명석 한경닷컴 인턴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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