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대차-삼성-LG-SK 'K전기차 동맹'

▽ 정의선 앞장…이재용·구광모·최태원 화답
▽ 현대차-한국 대표 배터리 3사 '동맹'
▽ 미래 모빌리티 열쇠 '배터리 물량 확보'
현대차가 내년 선보일 전기차 NE(코드명)의 콘셉트카 45.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내년 선보일 전기차 NE(코드명)의 콘셉트카 45.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147,000 +1.73%)그룹 수석부회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3사와 '한국(K) 전기차' 동맹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 LG, SK 3사의 차세대 배터리 생산기지를 숨가쁘게 방문하며 그룹 수뇌부와 K전기차 동맹 구축 교감을 마쳤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488,000 +3.94%) 천안 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57,500 -0.86%) 부회장을 만났고 , 지난달 22일 LG화학(746,000 +9.71%) 오창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이어 이달 7일 SK이노베이션(184,000 +12.54%) 서산 배터리 공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두달여 숨가쁜 일정으로 한국 대표 배터리 3사를 모두 만난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의 회동은 미래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힘을 한데 모은다는데 의미가 있다.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42,250 +0.24%)는 올 1분기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폭스바겐에 이은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을 선보이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은 순수전기차로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규모를 56만대까지 확장하고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세계 3위 이내에 드는 것이 목표다. 기아차도 2026년 전기차 50만대를 판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념도. 사진=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념도. 사진=현대차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대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는 공급부족이 예상돼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배터리 수요(1257GWh)는 공급(1097GWh)을 한참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미 물량 확보를 못해 비상에 걸린 경우도 발생했다. 기아차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인 경우다.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월 1500대 내외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해 배터리를 주문했지만, 지난 3월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2212대 주문이 몰렸다.

배터리 공급업체들의 생산량이 빠듯한 탓에 추가 배터리 확보에도 실패했다. 출고대기 기간이 1년 가까이 늘어졌고, 판매도 하루 만에 중단됐다. 현대·기아차의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적고 출고대기 기간이 긴 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당장 내년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신형 전기차 NE(코드명)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모델에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추가 출시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품질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대량 확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현대차에게 필요한 것은 전기차 배터리 뿐이 아니다.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을 추진하며 저고도 비행용 개인비행체(PAV)도 개발하고 있어 PAV에 활용할 차세대 배터리 확보도 시급한 문제다. 내연기관 자동차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숙제라고 볼 수 있다.

LG화학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배터리 기업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3사 점유율을 합치면 35.3%가 된다. 전세계 전기차 10대 중 3대는 3사의 배터리를 쓰는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현대차

LG화학은 올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GM 볼트EV, 르노 조에, 테슬라 모델3, 아우디 E-트론 등이 LG화학 배터리로 작동한다. 삼성SDI도 폭스바겐 e-골프, BMW 330e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시장 5위에 올랐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7위를 차지했고, 생산능력 역시 올해 상반기 20GWh에서 2023년 71GWh로 급속히 확장 중이다. 현대차그룹에게 3사와 협력은 배터리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현대차LG화학 방문에서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등을 논의했고 삼성SDI와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리튬-메탈 배터리 등 에너지 밀도를 높일 기술과 전력 반도체 개발 방향성을 협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앞장섰고 배터리 3사 총수들이 맞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현대차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이 뭉쳐 파고를 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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