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방역 속 그리드워크 이벤트 취소
-SNS 채널 통한 실시간 중계 및 상황 전달


강한 햇빛이 내리쬐던 7월 초,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킷에는 경주차들의 연습주행 굉음이 들렸고 패독에서는 최상의 차를 만들기 위해 미캐닉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여느 모터스포츠와 다름없는 풍경이지만 딱 한 가지 관중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 것이다. 비록 사람들의 현장 참여도와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경기를 위한 선수들과 팀의 열정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르포]무관중 슈퍼레이스, 아쉽지만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2020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시즌 개막전을 비롯해 이번 3라운드까지 관중 없이 치르기로 결정했다. 아직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감염병 전파 사태는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관중 출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경기당 평균 관람객이 2만2,000여명으로 여타 프로종목에 비해 많았던 슈퍼레이스는 혹시 모를 확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결정해야만 했다.

가장 큰 차이는 본격적인 결승이 시작되기 전 모든 클래스의 차들이 나와 출사표를 던지는 그리드워크다. 올해는 관중이 없기 때문에 별도의 그리드워크는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각 클래스 별 결승 전 피트워크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평소 같았으면 다양한 경주차들이 자태를 뽐내야 했지만 올해는 텅 빈 서킷이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이 외에도 모터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레이싱 모델들과의 포토타임도 전부 사라졌다. 또 선수들과 팬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관중을 향한 이벤트도 전부 열리지 않았다. 경기장 밖에서 배기음을 듣고 모인 몇몇 사람들만 보일 뿐이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경기 풍경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르포]무관중 슈퍼레이스, 아쉽지만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없다 보니 부대시설과 규모도 크게 축소됐다. 패독 뒤쪽에 참가자와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해 각 기업이 마련한 이벤트 부스는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버스킹 공연과 푸드 트럭 등 축제에 흥미를 더할 장소들도 전부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경기 참가 및 관계자를 제외한 인원은 아무도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모터스포츠 스폰서 관계자는 "용인에서 열리는 만큼 큰 효과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슈퍼레이스는 현장에서 관람할 수 없는 팬들을 위해 보다 다채로운 내용을 담은 중계방송을 진행했다. 특히 올 시즌 도입한 텔레메트리 시스템을 활용한 정보전달과 레이스 사이사이 현장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담는 인터뷰 등 화면을 통해서도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최상위 클래스인 슈퍼 6000의 경우 중계방송사인 채널A를 비롯해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 등을 통해서도 생중계가 이뤄졌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만큼 팀 관계자를 비롯한 현장 내 모든 구성원들의 안전에도 더욱 신경 쓴 모습이다. 조직위는 자체적인 대응 매뉴얼과 안전 가이드를 마련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장에는 일정 시간을 두고 방역대책이 흘러나왔다. 미디어센터와 같은 실내는 물론 외부 현장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수시로 열 체크와 함께 소독 등을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르포]무관중 슈퍼레이스, 아쉽지만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경기 운영 방식과 형태는 변함없이 이뤄졌다. 원메이크 레이스인 BMW M을 시작으로 GT1과 GT2, 슈퍼 6000, 레디컬 컵 코리아 경기까지 차질 없이 진행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선수들의 열정은 코로나19도 피해갈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올해 첫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하는 경기인 만큼 트랙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의지가 강렬했다.

선수들과 미캐닉 모두 현재의 상황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회 초반 포인트 획득과 포디움에 오르기 위한 같은 목표만 바라보고 경기에 전념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GT1과 GT2는 각 박성현(준피티드레이싱), 제성욱(위드모터스포츠)이 포디움에 올랐고 슈퍼 6000은 김재현(볼가스 모터스포츠)이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모터스포츠는 직접 선수들끼리 몸으로 부딪치는 마찰은 적다. 하지만 선수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해 경기를 치르는 만큼 밀접 접촉은 상대적으로 많은 스포츠다. 이를 고려해 무관중 경기 및 인원수를 최소한으로 갖춰 열린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라운드는 어느 때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철저한 방역과 대책,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자세도 살펴볼 수 있었다. 열띤 관심과 호응은 적었지만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변함없는 열정도 확인했다. 뜨거운 여름 햇살과 함께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라운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다음 경기는 8월15~16일에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다.

용인=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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