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형 전기 SUV 'e-트론' 1억1700만원 출시
활기 도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벤츠 테슬라 재규어 아우디 포르쉐 등 경쟁
제프 매너링 아우디 부문 사장이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를 소개하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제프 매너링 아우디 부문 사장이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를 소개하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우디의 첫 전기차 'e-트론'이 국내에 상륙한다. 가격은 1억원을 넘어 '억' 소리나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우디는 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코엑스에서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를 한국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e-트론의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902mm 1938mm 1663mm다. 축간거리(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2923~2928mm를 확보했다. 아우디의 준대형 SUV Q7보다 다소 작은 수준이다.

e-트론 55 콰트로는 두 개의 전기모터를 전방과 후방에 각각 하나씩 탑재해 합산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 토크 57.2kg.m의 동력을 확보했다. 최대 성능을 끌어내는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408마력, 67.7kg.m으로 향상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6초(부스트 모드 5.7초)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307km로 다소 짧은 편이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 부문 사장은 "국제표준주행모드(WLPT) 기준으로는 400km를 넘어선다"며 충전대행 서비스, 전용 급속 충전기 설치 등으로 주행거리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아우디 e-트론 외관과 운전석 모습. 사이드미러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우디 e-트론 외관과 운전석 모습. 사이드미러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우디는 '마이아우디월드'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충전소 조회, 예약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연내 e-트론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100만원 상당의 충전요금도 지원한다. 전용 150kW 급속 충전기도 전국 41개 거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설치했다. 연말까지 35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150kW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80% 충전에 약 30분이 소요된다. 가정용 충전기 설치도 지원하는데,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200만원 상당의 충전요금을 제공한다.

매너링 사장은 "평일에는 '차징 온 디맨드'라는 충전 대행 서비스도 제공된다"며 전용 충전기와 충전 대행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차량 충전으로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트론은 5년간 전기계통 무상점검과 소모품이 제공되며 배터리는 8년 또는 16만km를 보증한다.

e-트론 55 콰트로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사이드미러도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e-트론 55 콰트로 측면에는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가 부착됐으며, 측후방 주행 상황은 실내 사이드미러 방향에 설치된 7인치 화면에서 볼 수 있다. 고속도로 사각지대 주차 등 주행환경에 맞춰 시야를 제공한다. 프리센스 360, 아우디 사이드 어시스트 등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빼곡하게 채워졌다. 가격은 1억1700만원이며, 보조금 지급을 위한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SUV EQC 400.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SUV EQC 400.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이번 e-트론 출시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경쟁도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재까지 국내 출시된 1억원 내외 전기차는 재규어 i페이스,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BMW i8, 유아인의 차로 알려진 테슬라 모델 X 정도다. 이 차량들의 판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출시 이후 지난 5월까지 재규어 i페이스는 92대, 벤츠 EQC 400은 50대가 팔렸다. 테슬라 역시 국내 전체 판매량은 1분기에만 4000여대에 달하지만, 대부분은 모델S가 차지했다. 모델X 판매량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BMW i8은 지난 4월 단종됐다.

때문에 벤츠 코리아는 EQC 400 200대를 차량 공유업체 쏘카에 공급하기도 했다. 1억원 가까운 최첨단 전기 SUV를 최소 3만8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차량 공급에 대해 벤츠 코리아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소비자들이 경험하기 바란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 부진을 견디다 못한 물량 밀어내기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하는 벤츠가 공유 차량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자처했을리 없다는 것이다.
포르쉐가 연말 국내 출시하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사진=포르쉐AG

포르쉐가 연말 국내 출시하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사진=포르쉐AG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상대를 묻는 질문에 매너링 사장은 "(아우디는 독일 브랜드니) 아무래도 영국계 브랜드"라며 재규어 i페이스와의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다만 가격대가 비슷한 벤츠 EQC 400, 테슬라 모델X도 e-트론과의 경쟁을 피하진 못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포르쉐는 전기차 타이칸을 연말 국내에 선보일 방침이다. 타이칸 4S가 1억4560만원에 출시되고 타이칸 터보, 타이칸 터보S는 내년 등장할 예정이다.

가장 발빠르게 대비에 나선 곳은 벤츠다. 벤츠 코리아는 EQC 400의 인증 절차를 마치고 63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적용받기로 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낮아진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가죽시트, 앞좌석에 통풍 기능을 추가한 EQC 400 프리미엄(1억140만원)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BMW i8 등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열었지만, 선택지가 적고 충전 인프라도 부족한 탓에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며 "공용 충전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경쟁 모델이 늘어남에 따라 제조사들도 충전 인프라 확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충전 인프라 확대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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