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52회
△ DS3 크로스백 오페라 그랜드시크 시승기

▽ 유려한 외관에 희소성 있어 개성적
▽ 작지만 기교 부린 고급 소재 마감
▽ 소형 SUV에서 누리기 어려운 사치
DS오토모빌의 프리미엄 소형 SUV DS3 크로스백.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DS오토모빌의 프리미엄 소형 SUV DS3 크로스백.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개성적이면서도 편안한, 작지만 고급스러운.

'강남 쏘나타'라는 말이 있다. 강남에서 국산차처럼 흔히 보이는 수입차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수입차 판매량은 국산차와 비교해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드물거나 개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졌다.

수입차가 흔해지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그레이 임포터'를 통해 국내에 팔지 않는 차량을 직수입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레이 임포터를 통해 직수입한 차량은 본래 가격에 비해 매우 비싼데다 사실상 사후관리를 전혀 받을 수 없다. 국내 환경에 맞지 않는 사양이 있는 경우 운전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국내 공식 수입사를 두고 있으면서 희소성을 지니는 차량이라면 개성을 중시해 직수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대안이 되어줄 수 있다. DS오토모빌의 DS3 크로스백이 대표적이다.

DS오토모빌은 푸조와 시트로엥을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의 고급 브랜드로,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DS3의 맞형 DS7 크로스백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량이기도 하다.
DS3 크로스백의 실내 모습. 곳곳이 가죽과 펄스티치로 장식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DS3 크로스백의 실내 모습. 곳곳이 가죽과 펄스티치로 장식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DS 브랜드의 두 번째 차량이자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된 DS3 크로스백을 만나봤다. 통상 소형 SUV는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외관 등에 큰 공을 들이지 않는다. 작은 차는 저렴해야 하며, 그렇기에 기존 차량의 부품을 공유하고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부품도 단가를 낮추고자 투박한 형태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장·전폭·전고가 4120·1770·1550mm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DS3 크로스백은 한 눈에도 여느 차량들과는 다른 독특한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DS3 크로스백은 DS 브랜드 특유의 크롬 그릴과 15개 LED를 사용해 스티칭 디자인을 구현한 주간주행등, 샥스핀 스타일을 더한 B필러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조등과 주간주행등에 강조된 곡선은 유려하다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차량이 주행조건과 도로 상황을 카메라로 감지해 필요할 경우 상향등을 켜는데, 상향등이 15개 독립적인 LED 모듈로 구성돼 상대 운전자나 보행자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작동한다.

평상시에는 문 손잡이가 매립됐다가 운전자가 가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플러시 피팅 도어 핸들'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중형급 이상 프리미엄 차량에서만 볼 수 있던 기능이 소형 SUV에 들어간 것이다. 후미등의 경우 내부가 작은 삼각형과 마름모 등으로 세공돼 세세한 부분까지 많은 공을 들인 차량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줬다.
DS3 크로스백의 전면과 후면, 측면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DS3 크로스백의 전면과 후면, 측면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실내 역시 플라스틱 마감이 일반적인 동급 SUV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상급 차량인 DS7 크로스백에 썼던 고급 소재가 대부분 그대로 적용됐다.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 곳곳이 스티치 처리된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시트는 시곗줄 패턴의 특수 처리된 나파가죽이 적용됐고 스티어링휠과 대시보드 등은 펄스티치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센터페시아도 끌루드파리 기요셰 패턴으로 정교하게 조각됐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형 SUV에서는 꿈꿀 수 없는 사치를 한껏 부린 셈이다.

시동을 켜는 엔진 버튼도 스티어링휠의 오른쪽이 아닌 센터페시아 하단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자리잡았다. 시동을 켜면 가솔린 차량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억제된다. DS3 크로스백은 4기통 1.5L 블루HDi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더했다. 소형 SUV에 8단까지 필요할까 싶었지만, 주행에 나서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DS3 크로스백의 최고출력은 131마력, 최대토크 31.0kg·m이다. 디젤의 넉넉한 토크가 필요한 힘을 받춰주고 8단 자동변속기가 동력 효율을 최대로 높이며 일상 영역에서 시원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고속도로를 탄다면 다소 아쉽지만, 시내주행 위주라면 경쾌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작고 손에 딱 맞는 스티어링휠도 골목길을 요리조리 지나는 시내주행에서 민첩한 기동성이라는 재미를 안겨준다.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전방을 더욱 잘 주시해 운전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DS3 크로스백의 전조등과 샥스핀 디자인이 적용된 뒷좌석 시야. 트렁크 하단에는 포칼의 우퍼가 숨어있고 후미등은 세밀한 세공이 되어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DS3 크로스백의 전조등과 샥스핀 디자인이 적용된 뒷좌석 시야. 트렁크 하단에는 포칼의 우퍼가 숨어있고 후미등은 세밀한 세공이 되어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속도를 높여 주행하더라도 실내는 정숙하게 유지됐다. 고밀도 폼시트는 잔진동 없이 안정적인 착좌감을 제공했고 차음유리와 두꺼운 도어는 외부 소음 유입을 막아줬다. 시트의 마사지 기능은 운전자 피로를 풀어주고 프랑스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포칼의 일렉트라 하이파이 시스템은 깨끗한 음악으로 차 안을 공연장처럼 바꿔놨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방지, 여기에 DS 드라이브 어시스트 등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상위 차량과 동일하게 들어갔다. 어느 소형 SUV에서도 누리기 어려운 사치다.

아쉬운 부분도 남는다. DS3 크로스백은 본래 10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지만, 국내 내비게이션 T맵을 지원하면서 7인치 안드로이드 올인원으로 변경됐다. 때문에 베젤이 과도하게 두꺼워진 한계가 있다. 소형 SUV인 만큼 뒷좌석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염두해야 할 부분이다. 아동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성인이 장시간 앉기에는 다소 좁은 감이 있다.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쓰다보니 덩치에 비해 가격도 올라갔다. 소시크 테크팩 3873만원, 그랜드시크 4165만원, 시승차인 오페라 인스퍼레이션이 적용된 그랜드시크 트림은 4259만원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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