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과 자동주차 등 미래 자동차 소프트웨어(SW)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으킨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운영 중인 인도연구소 인근에 제2 연구 거점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모비스 인도연구소는 현지 ICT·SW 전문 인력 700여 명이 근무하는 SW 전문 연구소다. 차량에 적용되는 각종 SW 현지 개발과 검증을 담당한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VI, 에어백제어장치(ACU), 전자식제동장치(MEB5), 오토사(AUTOSAR) 플랫폼 등이 인도 연구소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번에 확대되는 제 2거점은 미래 자율주행 SW에 초점을 맞춰 자율주행과 주차를 위한 제어 로직, 자율주행용 센서(카메라/레이더/라이다)의 인식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한다. 양산을 위한 각종 제어 로직을 개발하는 한편,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알고리즘과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율주행 센서 데이터의 정확도를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SW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SW 성능 육성 툴 개발도 추진한다. 다양한 주행 상황이 모사된 PC 기반 가상 환경 시뮬레이션에서 영상 인식 알고리즘 학습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효율적인 레이더·라이더 센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 제어 알고리즘 고도화와 SW 개발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이와 동시에 세계 주요 권역별로 현지 완결형 해외연구소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독일·중국·인도에 글로벌 R&D 네트워크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총 연구인력은 5000여명에 달한다.

북미연구소는 자동 차선변경 로직, 운전자 상태 판단 로직과 같은 자율주행 요소기술 선행 개발을 담당한다. 유럽연구소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와 같은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하며, 중국연구소는 지역별 특화 R&D 센터의 역할을 수행한다. 국내 기술연구소는 R&D 헤드쿼터로서 회사의 기술개발 로드맵과 전략을 수립하고, 해외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 자동차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해외연구소들이 독자적으로 현지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특화 기능을 갖춘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설계와 평가 시스템까지 스스로 담당하는 연구소로 체질 전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해외연구소의 자체 개발 성과도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북미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에서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자동차 스스로 안전지대로 이동시켜주는 ‘DDREM’선행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연구소도 스마트키 없이 운전자의 얼굴 인식을 통해 차량 출입과 시동이 가능한 ‘안면 인증 활용 스마트키’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기술개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7억 달러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27억 달러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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