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엔카, 5월 'SK' 떼고 '엔카닷컴' 변경
▽ SNS 계정에선 이미 'SK 대신 'Trust' 대체
▽ '2년 SK' 유지 계약 종료, 1년 연장 '부정적'
▽ '대기업 후광' 없이 브랜드파워 유지 주목
SK엔카닷컴이 운영 중인 'SK엔카' 앱의 모습. 사진=SK엔카닷컴

SK엔카닷컴이 운영 중인 'SK엔카' 앱의 모습. 사진=SK엔카닷컴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 플랫폼 'SK엔카닷컴'이 출범 21년 만에 SK 브랜드와 작별한다. 대기업 계열 브랜드인 SK를 떼고 '엔카' 홀로서기에 나서는 것이다.

회사명도 SK를 뗀 '엔카닷컴'으로 바뀐다. 지난 21년 간 중고차 업계 왕좌에 군림해왔던 'SK엔카'가 엔카 단독으로 중고차 시장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SK엔카닷컴과 중고차 업계 등에 따르면 SK엔카닷컴은 다음달인 5월 내 대기업 브랜드 SK를 지운다.

이미 SK 지우기 작업은 시작됐다. SK엔카닷컴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선 'SK' 브랜드 명이 사라졌다. 'SK' 브랜드명 자리는 대신 신뢰를 뜻하는 '트러스트(Trust)'로 교체됐다. 핵심 디지털 플랫폼인 홈페이지에서도 내달 중 SK가 지워질 예정이다.
지난 1일 SK엔카닷컴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새 브랜드 이미지. 사진=SK엔카닷컴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1일 SK엔카닷컴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새 브랜드 이미지. 사진=SK엔카닷컴 페이스북 갈무리

SK엔카닷컴이 여전히 SK 브랜드를 쓰고 있지만 사실 SK 계열과는 2017년 작별했다. 그해 11월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매각되면서 SK그룹 계열에선 제외됐다. 다만 매각 계약 조건 상 SK 브랜드는 유지됐다. 2019년까지 SK 브랜드를 2년 추가 사용한 뒤 SK브랜드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0년까지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과거 SK그룹이 설립한 SK엔카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고차 시장 1위로 떠오른 바 있다. 2013년 중고차 시장이 생계형 적합업종의 전신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사업 확장이 막히자 SK는 중고차 시장을 정리하고 떠났다.

SK그룹 내 브랜드관리위원회는 이번 엔카의 SK 브랜드 사용 연장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 통과가 어려울 뿐 아니라, 통과하더라도 사용 가능한 기간이 올해 말 1년 남짓이어서 브랜드 사용 재연장 명분이 적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SK브랜드관리위원회에 관련 심의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원회 요구 자료가 방대하고 평가도 깐깐할 뿐더러, 통과되더라도 남은 기간은 약 8개월에 불과해 재연장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브랜드 변경으로 SK엔카닷컴의 신뢰도 저하, 소비자 이탈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SK 브랜드 삭제를 앞둔 SK엔카닷컴이 신뢰 이미지 강화를 위해 '트러스트'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SK엔카닷컴은 SK 브랜드틀 통해 적잖은 대기업 후광 효과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SK그룹 사내벤처로 출범한 SK엔카는 2000년 사업을 시작하며 'TRUST SK엔카. 대기업이 하면 다릅니다'라는 구호를 내세운 바 있다.

업계도 SK그룹 시절 SK엔카가 중고차 시장 1위 플랫폼이 될 수 있었던 비결로 'SK' 브랜드 효과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위주인 중고차 시장에서 대기업 브랜드를 사용하며 차별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시각이다.

이후 SK엔카는 SK C&C 자회사로 편입되며 온라인 플랫폼 SK엔카닷컴과 오프라인 매장인 SK엔카직영으로 분리됐다. SK 브랜드를 지속 사용한 SK엔카닷컴과 1년 만에 SK 브랜드를 떼어낸 SK엔카직영의 행보는 확연히 달랐다. SK엔카닷컴과 한 식구였던 SK엔카직영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매각되며 2018년 브랜드명을 '케이카(K Car)'로 바꿨다. 브랜드명 변경에 따른 혼란으로 SK엔카직영을 찾는 소비자들이 SK엔카닷컴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엔카닷컴은 "2년 계약 만료로 예정됐던 SK 브랜드명 교체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기존 신뢰 마케팅을 유지할 방침이라 큰 시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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