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19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사진=한경DB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19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사진=한경DB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이 주식 13만9000주를 매입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취득가는 6만8435원이다. 이날 현대모비스도 정 수석부회장이 13만789원에 주식 7만2550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금액은 총 190억원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 주가는 한 달 사이 반토막이 났다. 지난 2월 3일 현대차 주식은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2월 12일에는 13만7500원까지 올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2월 중순부터 하락이 거듭됐다. 지난 19일에는 장중 6만5000원까지 떨어졌고 이날은 종가 6만8900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2월 3일 2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주가는 이날 13만3500원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부품 조달과 생산 차질, 국내 소비심리 감소가 영향을 끼쳤고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 위축이 예상된 탓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유럽 공장들도 멈춰섰고, 이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도 예고됐다.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주식 매입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급락에 뿔난 주주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는 의미다. 정 수석부회장에 앞서 현대차 임원들도 주식을 사들였다. 서보신 사장이 3억원, 이원희 사장이 1억원 어치를 샀다. 다른 임원들도 수백주씩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전략도 내놨다. 현대차는 부품 공급이 안정된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특근을 재개해 팰리세이드, GV80 등 인기 차종 생산을 늘린다. 아반떼, 투싼 등 신차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추진하고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베뉴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도 본격화한다.

현대모비스도 향후 3년간 미래 기술 연구개발과 M&A, 스타트업 투자 등에 9조원을 투자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자율주행 핵심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해 올해 안으로 독자 센서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전동화 부품 생산확대를 위해 국내외 신규 거점을 구축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로 판로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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