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총괄사장, "새 모빌리티에서 역할 많아 질 것"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지속가능성 확보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사내 뉴스 채널인 SK이노뉴스를 통해 최근 참석한 국제 행사에 대한 소회와 전략을 29일 밝혔다. 다보스포럼, CES에서 느낀 회사의 방향성과 새 회사 슬로건 'SK 인사이드'에 담긴 의미를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것. 이를 바탕으로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SK이노뉴스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최근 그룹의 최고 경영진과 다보스 포럼을 찾았다. 감회가 어떤가?
"다보스포럼은 거시경제, 세계 트렌드 외에도 주요 산업 및 각 분야 인사를 만나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로서는 주력사업의 현재를 되돌아보거나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할 일이 많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다보스 포럼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다. 경영의 최우선 목적이 주주가치 극대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가 목적함수를 ‘행복’으로 변경한 것도 그런 그림에서 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총괄사장으로서 회사와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우는 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CES 2020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올해도 직접 다녀왔는데 어떻게 봤나?
"CES 참가 두 해 만에 참여 대한 당위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뿐만 아니라 CES라는 플랫폼을 통해 우리 사업을 어떻게 더 크게 키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그 부분에서도 작지 않은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다양한 소비자를 만난 우리 구성원들이 직접 보고 느끼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이 많았으리라 판단한다"

-이번 CES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산업 간 영역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픽업트럭을, 전자업체가 AI를 기반으로 한 컨셉트카를, 자동차 회사는 VTOL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어떻게 보면 SK이노베이션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커진 느낌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현장에 있던 우리 구성원들도 CES를 찾은 모든 기업이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않았을까 기대해 본다. 앞으로도 우리는 CES를 통해서 우리가 가려고 하는 방향을 재점검 하고 실행력을 키울 것이다"

-이번 CES에서 보여준 회사 슬로건 'SK 인사이드'의 의미는?
"SK이노베이션은 기존의 B2B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B2B2C 형태로 바꾸고 있다. 최종 소비자가 브랜드를 선택할 때 SK이노베이션의 기술과 제품이 들어가 있느냐 하는 것이 그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브랜드와 소비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차별적 우위의 기술과 제품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 바로 ‘SK 인사이드’다. 한마디로 e-모빌리티에 SK이노베이션의 기술과 제품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e-모빌리티는 자동차를 넘어, 항공, 선박, 기차 등 모든 모빌리티로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e-모빌리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초경량소재, 혈액의 역할을 하는 각종 윤활유, 얼굴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소재 등 모든 분야의 솔루션을 갖고 있다. 거기에 관계사인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 SKC 등과의 시너지는 SK이노베이션이 가진 또 다른 강점이다"


SK이노베이션, "고객 행복에서 지속가능성 찾겠다"

-올해를 '새로운 10년 항해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해'로 설정하고 '고객 행복의 혁신'을 제시했다. 고객 행복의 혁신은 어떤 것인가?
"고객의 요구는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 역시매우 넓어지고 있다. 사회적·기술적 변화가 그만큼 빠르고 넓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우리 기준에서 본다면 지금까지의 공급자 혹은 사업 중심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된다. 한발 앞서 내다보고, 사업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회사의 미래 또한 담보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B2B2C 개념이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SK 인사이드다. 또한, SK에너지에서 주유소를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이를 통해서 고객의 행복을 만들어 가고 고객을 확장해 가며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면서 지속가능한 행복이 창출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객 행복의 혁신'의 의미를 떠올리면 어떨까 한다"

-그린 밸런스 2030, 즉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저공해 효과를 창출하는 비전을 공표한 바 있다. 올해 추진 계획은?
"그린 밸런스 2030은 우리가 고객과 구성원의 행복을 지속 창출하기 위한 목표다. 올해도 역시 친환경, 기술, 글로벌이라는 세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배터리 생산에서 재활용까지 밸류 체인의 전 과정을 플랫폼화하는 BaaS(Battery as a Service)를 새로운 영역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물론 기존 석유, 화학 사업에서도 그린 비즈니스의 확장도 지속할 것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의 경영환경을 두고 위기라고 한다. 총괄 사장으로서 타개책은?
"지금의 어려움은 미래 SK이노베이션의 성장에 큰 마중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미 우리는 대비를 해왔고, 지금 사업구조, 재무구조 및 기업문화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과거와는 게임의 형태가 완전히 달라져 있다. 과거의 방정식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어 새로운 함수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방정식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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