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다른 디자인, "스포티&오프로더, 취향 따라"
-다운사이징 1.35ℓ 엔진, 효율과 성능의 타협점 구현
-동급 유일의 '무선 애플 카플레이' 탑재
-빼곡히 채워넣은 안전품목 돋보여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를 수행할 큰 짐을 짊어졌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생산을 맡은 만큼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성공을 거둬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때문에 한국과 글로벌 모두에 부합하는 상품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경쟁차가 즐비한 소형, 준중형 SUV 세그먼트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트레일블레이저의 상품성은 과연 무엇일까.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카마로 닮은 역동적 스타일 or 정통 오프로더, 취향대로 선택
크기는 길이 4,425㎜, 너비 1,810㎜, 높이 1,660㎜, 휠베이스 2,640㎜로 회사는 이 차를 준중형인 C세그먼트 SUV로 정의했다. 현대기아차의 투싼과 스포티지보다는 다소 작지만 셀토스보다는 모든 부분에 있어 큰 수치를 확보했다. 한국지엠은 경쟁차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국내 범소형 SUV 카테코리에서 셀토스가 판매를 휩쓴 만큼 이를 염두에 뒀다.

디자인은 트림별 총 3가지로 각각 분위기 차이가 제법 크게 난다. 이 중 최상위 트림인 RS의 전면은 스포츠카 카마로를 쏙 빼다 박았을 정도로 날렵하고 공격적인 인상이 두드러진다. 듀얼 포트 그릴은 다크 크롬을 덧대 위아래를 구분했으며 번쩍이는 하이글로시 블랙으로 치장해 레드컬러의 RS 뱃지와 잘 어우러져 동급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스포티한 인상을 구현했다.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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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트림은 정통 오프로더를 모티브로 삼았다. 'X'자 형상의 프로텍터 디자인을 전면에 적용해 거침없는 성능을 뿜어낼 듯한 강인한 분위기를 풍긴다. 범퍼 하단에는 크롬 소재의 스키드플레이트가 차체를 보호하며 17인치 알로이휠에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를 끼워 험로주행에 대비했다.

측면은 곡선보다는 직선이 돋보여 크지 않은 체구에도 SUV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굵직한 캐릭터 라인과 더불어 지붕이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는 뒤쪽으로 흐들수록 완만하게 내려가 속도감을 표현했고 개성있는 휠 디자인도 측면 시선을 잡아두기 충분하다. 전면에 핵심 디자인 요소를 응축함에 따라 비교적 단조로워보일 수 있는 후면은 트림별 다른 요소로 차별화를 꾀했다. 배기파이프의 모양을 RS는 라운드 타입, 액티브는 스퀘어 타입을 적용함으로써 각 디자인 정체성을 세심하게 반영했다.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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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이상을 뽑아낸 실내 공간
실내는 패키징이 돋보인다. 같은 휠베이스 수치를 확보했어도 공간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의 차이는 시트의 위치 등 패키징에 따라 격차가 제법 난다. 신형은 2,640㎜의 휠베이스 최대치를 뽑아냈다. 신장 185㎝에 이르는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1열 시트를 고정하더라도 바로 뒤의 2열 무릎 공간을 크게 침해하지 않을 정도다.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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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용량은 460ℓ,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70ℓ까지 늘어난다. 또 한 가지 특징은 트렁크에 2단 러기지 플로어를 적용해 바닥의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소형 SUV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공간 한계를 어느정도 극복했다.

디자인적으로도 RS 트림의 경우 특권을 부여했다. D-컷 스티어링휠을 적용하고 레드 포인트를 계기판과 변속레버, 시트 등 실내 곳곳에 넣어 외관에서 느껴지는 스포티한 감성을 똑같이 누릴 수 있게 조치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중앙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차급과 어울리며 시인성도 뛰어나다.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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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아닌 '라이트사이징', 효율과 성능 모두 잡아
시승차는 RS 트림으로 앞서 말리부에 올라갔던 1.35ℓ 가솔린 터보를 이식했다. 성능은 최고 156마력, 최대 24.1㎏.m를 내며 AWD 선택 시 적용되는 9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효율은 복합 11.6㎞/ℓ를 확보했다. 참고로 LS는 최고 136마력의 1.2ℓ 터보가 기본으로 들어가며 LT는 두 엔진 중 선택이 가능하다. 모두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공영 주차장 할인과 같은 부가적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1.35ℓ은 엔진은 'E-터보'로 불린다. 전동화를 시스템을 일부 적용했기 때문에 앞에 'E'가 붙는다. 실제 워터펌프와 웨이스트게이트 시스템, 브레이크 부스터 등을 전자식으로 대체해 엔진의 역할을 오롯이 동력 전달에 집중시켰다. 여기에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중량을 낮추고 터보차저와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 낮은 배기량이지만 2.0ℓ 가솔린 못지않은 출력의 확보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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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놀림은 가볍다. 1.4ℓ 가솔린 터보를 얹은 트랙스와 비교해도 오히려 더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일상 주행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은 터보랙, 잘 억제된 진동소음 등 최신 파워트레인 기술을 접목한 효과가 여실히 드러난다. 시승코스는 고속도로가 주를 이뤘는데 속도를 올리면 배기량에 따른 출력의 한계는 분명 느껴지지만 주행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껑충한 차체가 무색하게 고속에서도 자세가 좀처럼 흐트러짐이 없다. 핸들링은 무겁지 않지만 고속에서도 불안함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쉬운 조종감을 선사한다.

이 같은 안정적인 조종감은 후륜 서스펜션의 역할도 크다. 토션빔에 'Z링크'를 적용한 것. 일반 토션빔에 'Z' 모양의 횡방향 링크를 추가 설치해 서스펜션의 상하움직임은 방해하지 않으면서 좌우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이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중간을 추구하는 승차감과 잘 어우러졌으며 결론적으로 운전의 재미와 편안함의 접점을 잘 찾아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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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단 변속기는 같은 차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품목이 아니지만 한국지엠은 이를 과감하게 적용했다. 중속까지는 흡사 무단변속기와 혼동이 될 정도로 변속 충격이 거의 없는 점이 인상적이다. 기어 단수가 표시되지 않아 체감 상 8~9단 변속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데 효율보다는 운전의 재미를 염둔해 둔 기어비 셋팅으로 보여진다. 물론 변속레버를 'L'로 내리고 수동모드를 통해 원하는 변속시점을 제어할 수 있다.

기본 달리기 방식은 앞바퀴 굴림이지만 주행 중에도 버튼을 누르면 AWD 모드로 상시 전환이 가능하다. '스위처블 AWD' 시스템으로 명명한 이 기능은 앞뒤 구동력을 노면 상황에 따라 분배해 안정감을 한 단계 더 부여한다. 눈여겨 볼 점은 앞바퀴 굴림으로 주행 시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 전달을 차단해 효율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험로주행에 대한 대비보다는 도심 주행에서 보다 높은 안정성을 생각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스포츠모드도 마련했다. '체커기'가 그려진 버튼을 누르면 일반 모드보다 변속 시점이 더 빨라지고 스티어링휠의 조종 강도가 다소 묵직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역동적인 성능을 내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주행을 시도할 때 안전을 보조해주는 역할이다. AWD 시스템과 더불어 방점은 '주행 안전'에 있다는 뜻이다.

▲내가 알던 쉐보레 맞아? 빼곡히 채운 편의안전품목
편의안전품목은 국내 시판한 쉐보레 라인업 중 가장 화려하다. 차선이탈경고와 차선유지보조, 전방충돌경고, 전방거리감지, 전방보행자감지 및 제동, 저속자동긴급제동 등 안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넣었고,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도 선택적으로 마련했다. 고속 주행에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ACC를 동시에 활성화했다. 차로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하지는 못하지만 라인을 이탈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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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카플레이는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에게 보편화됐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동급 유일하게 이를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해 탑재했다.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없이 스마트폰과 실내 디스플레이와 연동되는 해당 기능의 편의성은 꼭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발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도 경쟁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품목이다.

[시승]사활을 걸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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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넘어 세계 시장 겨냥한 상품성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젊은 감성으로 접근하면 호불호 없을 역동적인 디자인은 현재 국내 판매중인 범 소형, 나아가 준중형급 SUV 중 가장 돋보인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배기량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1.35ℓ 터보 엔진은 경제성에만 치우치지 않고 운전의 재미를 원하는 소비자의 입장 역시 최대한 반영했다. 여기에 편의 및 안전 품목은 차급에서 채울 수 있는 최대치를 적용해 상품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원천 차단했다. 가격은 LS 1,995만원부터 시작하며 시승차인 최상위 RS는 2,620만원이다. 소형~준중형급 경쟁 SUV가 고전할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판단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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