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형 SUV 혼자 타다 결혼·출산까지 OK
▽ 지난해 주인공은 셀토스…3만2100대 팔려
▽ 트레일블레이저·XM3·티볼리 등 도전장
기아차 셀토스는 지난해 3만2100대가 판매되며 소형 SUV 시장을 휩쓸었다.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차 셀토스는 지난해 3만2100대가 판매되며 소형 SUV 시장을 휩쓸었다. 사진=기아자동차

지난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서 경쟁을 벌이던 완성차 업계가 올해는 중소형 SUV로 전장을 옮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차(36,250 -3.85%) 소형 SUV 셀토스의 신차효과가 올해도 지속되는 가운데 중견3사가 중소형 SUV를 연달아 선보이며 역전극을 노린다. 한국GM은 최근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였다. 디자인 특화 모델인 RS와 액티브를 제외하면 가격은 1995만~2700만원으로 책정됐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셀토스를 노린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라고 평가한다. 4륜구동 모델의 경우 셀토스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최상위 트림이 각각 2670만원과 2700만원으로 트레일블레이저가 다소 높지만, 판매 비중이 더 큰 2륜구동에서는 셀토스 노블레스 트림과 트레일블레이저 프리미어 트림이 모두 2490만원으로 같다.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가 177마력, 27.0kg.m으로 트레일블레이저 1.3 가솔린의 156마력 24kg.m를 앞서지만, 연비는 트레일블레이저가 12.9~13.2km/l로 11.8~12.7km/l인 셀토스에 앞선다. 차량 크기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가 전장·전폭·전고·축거 모든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한국GM 쉐보레가 최근 출시한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사진=한국GM

한국GM 쉐보레가 최근 출시한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사진=한국GM

르노삼성도 내달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를 선보인다. XM3는 러시아에서 공개된 아르카나에 비춰볼 때 실내 공간을 가늠하는 기준인 축간거리가 2721m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형 SUV인 싼타페(2765mm)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쌍용차(1,840 -2.13%)도 상품성을 개선한 티볼리 연식변경 모델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소형 SUV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지난해 소형 SUV 시장의 성장 때문이다. 현대차(115,000 -4.96%)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은 2018년 182만대 규모에서 2019년 175만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도 177만대 수준의 '정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은 감소하고 있지만, 소형 SUV 시장은 차량 크기가 커지며 18.9% 성장했다. 수요 잠식 효과가 발생한 준중형 SUV 시장을 감안해도 눈에 띄는 상승세다.

지난해 소형 SUV 시장에서 독주하며 준중형 SUV 수요까지 잠식한 주인공은 기아차 셀토스였다. 셀토스는 지난해 3만21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셀토스가 월 5333대 넘게 팔리는 동안 동급인 현대차 코나(15.5%)는 물론 투싼(13.8%), 스포티지(24.4%)의 판매량은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가 셀토스를 '공공의 적'으로 노리는 이유다.
르노삼성이 내달 출시하는 준중형 CUV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이 내달 출시하는 준중형 CUV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셀토스를 포함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출시되는 중소형 SUV들은 차 급을 넘어선 크기와 고급 사양을 특징으로 한다. 혼자 또는 둘이 차를 탈 일이 많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타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물론, 결혼 후 자녀와 함께 타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실내공간을 갖춘 것. 반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돼 운전에 서툴더라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중소형 SUV에는 젊은 고객을 확보해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대와 30대 소비자가 주 고객이고 차량에 만족한 이들은 같은 제조사의 중대형 SUV를 구입할 가능성도 높다. SUV가 세단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점도 제조사들이 선호하는 부분이다.

우리 사회 생애주기 변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영업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전반적인 결혼 연령이 늦춰지며 소비자들이 혼자 또는 둘만 차를 이용하는 기간 자체가 길어졌다. 처음부터 큰 차를 살 필요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에서 첫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작은 차를 보다가도 결혼이나 출산 등을 감안해 한 등급 큰 차량을 고르곤 한다. 이 경우 소형과 준중형 SUV가 좋은 대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중견 3사의 시장 점유율이 추락한 만큼 사활을 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견 3사는 2016년만 하더라도 내수 시장의 27%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17.7%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쌍용차는 팔리지 않은 차로 출고센터가 가득 차며 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한국GM은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창원공장 인력 도급업체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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