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6는 르노삼성차 9월 내수 판매량의 51%를 차지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QM6는 르노삼성차 9월 내수 판매량의 51%를 차지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국내 중견 완성차 3사 매출이 단일 차종에 의존하는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2일 각사 9월 완성차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쌍용·한국GM 모두 국내 시장 판매량이 특정 차종에 집중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어난 7817대를 판매했지만, 절반 이상의 판매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에 몰렸다. QM6는 4048대가 팔려 내수 판매량의 51.78%를 차지했다.

르노삼성의 수출도 단일 차종에 집중됐다. 르노삼성은 9월 한 달 동안 7391대의 완성차를 수출했는데, 이 가운데 5407대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였다. 르노삼성의 닛산 로그 위탁생산계약은 지난달로 만료됐기에 향후 수출물량 급감이 예상된다.

한국GM의 사정도 비슷하다. 9월 내수 판매량 5171대 가운데 53.04%는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가 기록했다. 스파크는 2743대가 팔리며 말리부(602대), 임팔라(63대), 카마로(10대) 등을 크게 앞질렀다.

한국GM의 수출도 트랙스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의 9월 수출 물량은 1만6222대, 이 가운데 트랙스가 9366대로 57.73%에 달했다. 가령 트랙스 생산라인이 사라진다면 한국GM의 수출은 6856대로 쪼그라든다.
한국GM 9월 내수 판매량 절반 이상을 쉐버레 스파크가 차지했다. 사진=한국GM
한국GM 9월 내수 판매량 절반 이상을 쉐버레 스파크가 차지했다. 사진=한국GM
쌍용차는 그나마 3개 차종이 판매량을 고루 나누고 있어 상황이 나은 편이다. 쌍용차는 9월 내수 판매량 7275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렉스턴 스포츠가 2698대(37.08%), 티볼리가 2125대(29.20%)를 차지했다. 수출 3050대 가운데 1813대는 코란도(스포츠 포함)가 차지해 59.44% 점유율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을 합하면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티볼리 판매량이 엇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완성차 라인업이 4대에 불과하고 내년 신차가 없다는 한계가 남는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내년 각각 1종의 신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가 예정됐다. 수입 차량도 대거 선보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3사가 특정 차종에 수익을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그룹사 신차 수입이 가능하기에 내년에는 취약성이 다소 해소될 예정이나 쌍용차의 경우 예정된 신차가 없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