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정체성과 상품성의 조화
-경쟁제품보다 높은 공간활용도·가격경쟁력 갖춰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신형 S60을 선보였다. 일반적인 세대교체 주기보다 긴 8년만에 등장한 신차다. 그 동안 볼보차는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과 SPA 플랫폼, 세련된 디자인으로 상품성을 갈고 닦았다. 늦게 출시한 만큼 높은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볼보차는 S60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타일&상품성
요즘 볼보차 디자인은 "물이 올랐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잘 생겼다. 특히 비율에 대한 정의를 잘 파악한 느낌이다. 외관은 앞서 새 디자인을 입은 플래그십 세단 'S90'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차체가 더 작은 만큼 더 응축되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전면부는 볼보차 특유의 점잖으면서도 시크한 표정으로 이뤄졌다. 헤드 램프는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T자형 LED 주간주행등을 헤드 램프보다 더 돌출시켰다. 그릴 내부 패턴은 살짝 접어 날카로운 인상을 만든다. 범퍼 흡기구와 안개등을 둘러싼 선을 뾰족하게 처리한 점도 마찬가지다.

[시승]절정으로 치달은 자신감, 볼보차 S60

측면은 전형적인 3박스 스타일이다. 트렌드인 쿠페형 대신 뒷좌석 실내 거주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힘이 느껴지는 캐릭터라인으로 역동성과 균형미를 강조했다. 전륜구동을 채택했지만 후륜구동의 비례를 적용한 점도 돋보인다. 비례만 보면 마세라티 기블 리가 떠오른다. 이미 S90 등 여러 신차를 통해 선보인 일종의 속임수이지만 이 디자인이 나쁘다고 할 사람은 없다. 충분히 매력적이다. 도어 아랫부분의 굴곡은 여느 세단보다 두드러진다. S60 디자인을 총괄한 볼보차 미국 디자인센터장 T.존 메이어는 이 디자인을 위해 도어 경첩을 아래로 끌어내렸다고 강조했다.

후면부는 다른 곳에 비해 각이 더 잡혀 있다. 이 차를 바라보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디자이너의 의지가 엿보인다. 좌우로 잇는 선을 활용해 넓은 차폭을 강조하기도 했다. 'E'를 형상화한 테일 램프는 방향지시등과 제동등에 일반 전구를 쓰지만 역시 크게 거슬리진 않는다.

[시승]절정으로 치달은 자신감, 볼보차 S60

실내는 화려함보다 편안함에 중점을 뒀다. 레이아웃, 소재, 색상 모두가 튀는 것 없이 조화롭다. 나무와 알루미늄 효과로 장식한 대시보드는 북유럽 특유의 포근함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일부 부품의 거친 마감에서 미국산의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통합형 디스플레이는 차의 전반적인 기능을 담았다.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은 물론 공조 시스템까지 모두 표시한다. 양 옆의 세로형 송풍구는 자연스럽게 설치했다. 앞좌석은 통풍과 마사지 기능이 있다. 등받이 내부의 마사지용 에어 포켓은 크기가 작게 느껴지지만 제법 시원하고 여러 모드를 제공한다.

공간은 차급 이상의 감각을 보여준다. 생각해보면 S60의 라이벌은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의 후륜구동 세단이다. S60은 엔진룸 공간에 동력계, 구동계 등을 집약한 전륜구동을 채택해 공간확보에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동화까지 염두에 둔 플랫폼 특성 상 센터터널은 후륜구동차 수준으로 솟아올랐다. 때문에 3명까지 탈 수 있는 뒷좌석은 2명이라야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적재공간은 442ℓ로 경쟁제품보다 40ℓ 정도 작다.

[시승]절정으로 치달은 자신감, 볼보차 S60

▲성능
S60은 볼보차가 디젤 엔진을 얹지 않기로 한 첫 제품이다. 그래서 2.0ℓ 가솔린 터보만 수입·판매한다. 이 엔진은 최고 254마력, 최대 35.7㎏·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은 강력하지 않지만 여유있다. 무리하지 않더라도 가속 페달의 감각이 가볍다. 힘이 넉넉해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 개인의 주행모드 차이가 뚜렷하다. 0→100㎞/h 가속시간은 6.5초다. 8단 자동변속기의 감각도 매끄럽다. 패들시프트가 없다는 게 아쉽지만 편안한 달리기엔 지장이 없다. 연료효율은 ℓ당 복합 10.8㎞다.

인상적인 부분은 엔진음으로, 4기통 이상의 중저음을 뽑아낸다. 별도의 조율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엔진이 아닌 오디오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답했다. S60은 바워스&윌킨스 오디오를 쓰는 가장 하위 차종이다.

[시승]절정으로 치달은 자신감, 볼보차 S60

하체는 딱딱하면서도 노면 충격을 담백하게 거른다. 역동성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승차감이다. 앞바퀴만 굴리지만 저중심 설계의 SPA 플랫폼과 섀시의 조화로 주행안정성도 확보했다. 폭우 속 시승이라 고속주행까진 살피지 못했지만 제한속도 내에선 도로에 밀착하며 미끄러지 듯 달리는 느낌이다. 뒷바퀴에 적용한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형식을 넘어선 조율이 이뤄진 덕분이다.

프리미엄 제품을 지향하는 만큼 소음·진동에 대한 대책도 실천했다. 거친 엔진소리, 바람소리는 물론 철판을 두드리는 빗소리조차 어느 정도 사그라졌다. 소음의 여백은 바워스&윌킨스 오디오가 채운다.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안전품목은 '안전은 옵션이 아니다'라는 볼보차의 철학답게 트림에 상관없이 꼼꼼히 챙겼다.

[시승]절정으로 치달은 자신감, 볼보차 S60

▲총평
S60은 새 브랜드 정체성과 새 플랫폼 기반의 상품성이 맞물려 단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수입사도 이 점에 착안, 나(소비자)의 행복과 심리적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소비자 경향, 이른바 '나심비'를 S60의 마케팅 키워드로 정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볼보차코리아가 정한 올해 전체 판매목표 1만 대의 20% 이상을 S60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판매가격은 S60 모멘텀 4,760만 원, 인스크립션 5,360만 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시승]SUV도 개성이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 [시승]프레임보디 장단점이 확실한 모하비 더 마스터
▶ [시승]이 정도면 승산이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
▶ [시승]역할의 중요성, BMW M760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