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쉐보레와 수입차, 국산차와 고급차
-수입 vs 국산 경계 허물어져
쉐보레가 수입차 대열에 합류했다. 올 가을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해외 수입차 판매를 위해 '수입차' 효과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에 고착된 수입차라는 단어에는 '프리미엄' 향기(?)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는 사이 대중 수입차 브랜드는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위로는 인지도 높은 고급 수입차가, 아래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국산차가 압박하는 틈에 설 자리가 없었다. 그나마 하이브리드로 차별화한 일본 몇 차종과 안전을 내세운 볼보가 어깨를 핀 정도다. 아직도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을 갖춘 다양한 수입차들이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지만 주목도는 떨어지기 일쑤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본격 도입은 그래서 수입차 시장에 꽤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대중 브랜드 간 본격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 차급으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경쟁하지만 포드 익스플로러, 짚 그랜드 체로키,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등과도 경쟁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산차와 수입차로 나뉘는 브랜드지만 이미 글로벌에선 모두 경쟁 차종으로 인식되는 만큼 굳이 국산과 수입을 나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브랜드 인지도나 성능, 상품성, 가격 등이 서로 경쟁권 내에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다양해질수록 대중적 수입차는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대중 브랜드는 제품력 여부와 무관하게 인지도가 낮아 소비자 시선을 끌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매 기준이 점차 '수입차를 살까 국산차를 살까'가 아닌 '4,000만원대 어떤 차를 살까'로 옮겨가면서 수입차와 국산차 간 대결구도는 사라지고 제품 간 경쟁력 차이가 승부처로 떠오르는 중이다.
대중 수입차 브랜드들은 세계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든든한 라인업을 등에 업고 있다. 국내 생산 부담이 없는 만큼 다양한 틈새 차종을 들여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 르노 마스터는 소형 상용차 시장을, 푸조 5008 SW는 왜건 시장을 겨냥해 현대기아차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 수입차의 확장은 소비자에게 기회지만 국산차에겐 위기일 수 있다. 여기에 같은 국내 기업으로 인식되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해외 완성차 수입을 늘리며 선택을 넓혀가는 중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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