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최고 경영자(CEO)가 프랑스 르노와의 합병 추진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맨리 FCA의 CEO는 5일자(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합병을 추진했던) 산업적 논리는 현재도 그대로"라면서 "상황이 변하면 꿈이 모여서 무엇인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맨리 CEO는 이어 "(현재 입장을) 움직이거나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상황들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르노)의 의견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에 대한 프랑스 정부 지분율 변화와 르노와 일본 닛산과의 연합관계 안정화 등의 상황이 생기면 FCA와 르노의 합병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FCA 측은 특히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 닛산의 제휴 관계 강화를 위해 정부가 보유한 르노 지분(15.01%)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지난 5월 말 르노에 합병을 공식 제안했다. 일본의 닛산·미쓰비시와 제휴관계인 르노와 FCA가 합병하면 폴크스바겐과 도요타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쏠렸지만, 합병 추진은 이내 무산됐다.

르노의 1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구매 비용 절감,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개발비용 분담 등 두 그룹의 합병이 가져다줄 이익이 크다고 판단해 합병을 지지했지만, 르노의 노조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해 반대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내 일자리와 생산시설 유지 등 4개 전제조건을 내걸었지만,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고 FCA는 합병 제안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르노 그룹의 장도미니크 세나르 회장은 정부가 합병 추진을 방해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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