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수준 높은 첨단안전품목 인기 이유로 꼽아
-브랜드 이미지와 역사가 소비자 선택 이끄는 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16년 출시한 10세대 E클래스가 3년만에 단일차종 10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매년 3만 대 이상 팔렸다는 얘기인데, 수입차 최초일뿐 아니라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성적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7월 국산차 브랜드가 소형 SUV를 내놓으면서 설정한 연간 판매목표가 1만5,000대다. 인기절정의 세그먼트인 데다 핵심 신차임에도 1만5,000대면 만족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E클래스가 연간 3만 대씩 팔리는 현상은 가히 '광풍'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벤츠는 인기배경으로 첨단 안전품목을 꼽았다. 디자인과 성능은 기본으로 하고 프리미엄 세단의 만족도를 더 높이는 건 첨단 보조기술이라는 것. 실제 E클래스는 상당히 진보한 편의·안전기능을 갖췄다. 210㎞/h 내에서 60초간 차선을 유지한다(드라이브파일럿)거나 운전자가 보행자를 피할 때 조타력을 더해 사고를 방지(조향회피어시스트)하는 건 물론 측면충돌이 감지되면 시트 측면의 공기주머니를 부풀려 탑승자를 보호(프리 세이프 임펄스사이드)한다. 이러한 기술들이 E클래스를 진정한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으로 만든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이빔]벤츠 E클래스 10만 대 판매 의미

그러나 E클래스 돌풍을 상품성으로만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 최근의 신차들은 기능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브랜드와 역사를 꼽는다. 벤츠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과 역사가 소비자를 움직인다는 것.

벤츠는 독일 3사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상위 브랜드로 꼽힌다. 100여 년의 역사 속에서 제품으로 쌓아올린 경쟁력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자동차의 끝판왕은 벤츠'라는 말까지 있다. 럭셔리 브랜드를 제외하면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차가 벤츠라는 얘기인데, 이런 이미지는 고급 세그먼트로 갈수록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는 힘이 된다. 벤츠가 A·B클래스같은 작은 차보다 E·S클래스 등 고급 세단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다.

E클래스는 벤츠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1936년 벤츠의 미드사이즈 세단으로 등장한 1세대를 시작으로 10세대를 맞으면서 80년의 세월을 버텼다. 어지간한 자동차업체의 역사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80년 연륜을 가진 차가 현재까지도 주력차종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만큼 꾸준히 사랑받았다는 의미여서 사실 '10만 대 판매'가 그리 놀라워 할 일은 아니다.
[하이빔]벤츠 E클래스 10만 대 판매 의미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차종의 약세 속에서 흐트러짐없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덕분이다. 누군가는 이제 도로 위에서 너무 많이 보여 희소성이 없다고 지적하지만 누구나 책장에 한 권씩 꽂아 놓은 스테디셀러야말로 진정한 베스트셀러 아닐까. E클래스의 20만 대 판매 소식을 기다려본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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