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 디젤 라인업 소규모 시승회 열어
-진동과 소음 크게 줄인 디젤 엔진 돋보여


BMW 디젤차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그동안 BMW코리아는 전수조사를 거쳐 42개 차종 10만여 대의 리콜을 발표했고 24시간 교체 작업을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현재는 95% 이상 리콜을 완료된 상태. 하지만 한번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디젤차 판매 회복은 더디고 안전에 대한 믿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BMW코리아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디젤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연말까지 BMW와 미니 디젤 전 차종 신규 소비자를 대상으로 엔진룸 화재 발생 시 동일 신차로 교환해 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과 믿음이 뒷받침된 과감한 결단이다.

회사는 디젤 라인업 시승회도 열었다. BMW 대표 시리즈에 탑재된 디젤 엔진을 직접 경험하고 편견을 지우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진짜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3시리즈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시승차인 320d에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를 내는 4기통 2.0ℓ 디젤 엔진이 들어있다. 정확한 코드명은 B47D20이며 A에서 B타입으로 넘어온 BMW가 만든 가장 최신의 디젤 엔진이다. 가장 큰 변화는 진동과 소음이다. 정차 시 떨림이나 디젤차 특유의 걸걸거리는 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는 부드럽고 여유롭게 앞으로 나간다. 예전 디젤에 비해 정숙성이 높아졌고 스로틀 반응이 자연스럽다. 심지어 정속 주행 시에는 가솔린과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차분하게 숨을 고르며 도로 위를 달렸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실용구간에서 터지는 최대토크가 운전을 부추긴다. 변속기와의 조화도 상당해 동력 손실 없이 빠르고 민첩하게 차를 다룰 수 있고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면 재미는 배가 된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차를 밀어붙일 때는 가솔린차에서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함이 몰려온다. 320d의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완성도 높은 디젤 엔진이 주는 매력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반환점에서는 6시리즈 GT의 디젤 버전인 620d로 바꿔 탔다. 7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든 만큼 넓은 실내와 고급스러운 소재 및 편의 품목이 탑승자를 반겼다. 엔진 형식을 비롯해 최고출력 190마력과 최대토크 40.8㎏·m의 성능도 전부 320d와 같다.

하지만 세팅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6시리즈는 극단적인 정숙성과 부드러운 엔진 회전 질감에 초점을 맞췄다. 효율에서도 이점을 보였는데 트립 컴퓨터상 효율은 ℓ당 17㎞로 복합 기준 13.4㎞/ℓ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5m가 넘는 차체와 육중한 몸무게를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력이다.

지난 30년간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챙긴 수많은 디젤 제품은 BMW 성장에 바탕이 됐다. 그리고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이제는 가솔린 엔진과 맞먹어도 손색없을 정도의 완성도 높은 엔진이 탄생했다. 디젤이 갖는 편견을 잊을 만큼 단점은 크게 줄어들었고 실용적인 효율과 강한 토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최근 BMW는 늦어도 2050년에는 내연기관이 모두 사라질 거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전동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가장 완벽한 상태의 내연기관을 공급하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최신 디젤 엔진이 장착된 차를 하루 종일 타보면서 BMW가 왜 디젤을 포기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BMW에게 있어서 디젤은 당당함과 자신감의 산물이다. 배출가스 인증과 각종 규제 대비도 철저하기 때문에 상품 자체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다. 다만 여전히 불신이 짙은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다양한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천천히 스며들어 인식 개선에 노력할 BMW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르포]'화재 이슈' 넘은 BMW, 새 디젤 자신감 내비쳐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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