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성능, 혼다센싱으로 상품성 높여

혼다 시빅은 1972년 첫 등장 이후 40여년 동안 글로벌에서 2,0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 셀링 세단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2006년 8세대가 첫 선을 보였지만 어코드와 CR-V에 가려 큰 조명을 받지는 못했다. 여기에 국내 준중형차 시장이 침체기를 맞이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혼다코리아는 대대적 상품보강을 거친 '시빅 스포츠'를 내놨다. 탄탄한 기본기에 주행 즐거움을 누릴 스포츠 감성을 더했고, 브랜드의 자랑인 첨단 안전품목 혼다센싱까지 탑재했다.
[시승]안전한 스포츠 드라이빙, 혼다 시빅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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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은 북미 최상위 트림인 시빅 투어링이 기반이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스포티한 디자인 요소를 별도로 적용한 게 특징이다. 전체적인 인상은 혼다의 익사이팅 H 디자인 정체성에 바탕을 두지만 보다 낮고 넓은 '로우 앤 와이드' 스타일을 갖췄다.

외관은 이전보다 확실히 강렬하다. 전면 그릴과 18인치 알로이 휠, 리어 스포일러를 블랙으로 칠해 역동성을 부각했다. 실내도 검정색으로 일체감을 부여했다. 레이아웃은 기존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붉은색 TFT 디지털 계기판과 패들 시프트, 스포츠 페달로 드라이빙 감성을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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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1.5ℓ VTEC 가솔린 터보엔진과 무단 자동변속기(CVT)를 조합했다. 엔진은 최고 177마력, 최대 22.4㎏·m를 발휘한다. 효율은 복합 기준 13.8㎞/ℓ로 가솔린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치를 확보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 첫 느낌은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는 적당한 출력, 흠잡을 곳 없는 반응성은 일상에서 스트레스 없이 탈 수 있는 수준 높은 준중형 세단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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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모드로 변경 뒤 속도를 높여봤다. 177마력의 힘은 '스포츠'라는 네이밍에 비하면 한계가 분명하지만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는 충분한 수치다. 물론 주행 감성은 조금 가벼운 편이지만 기민한 핸들링 감각도 좋고 코너링도 불안함이 별로 없다. 서스펜션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중간인데 제품 성격을 감안하면 보다 단단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혼다는 역동성을 부여했어도 일상에서의 주행을 배제하지 않아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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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T에 대한 편견은 기우다. 동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반응도 빠르다. 과거 CVT의 단점은 페달을 밟아도 속도에 비해 엔진회전수만 높아지는 것이었는데, 혼다는 이를 눈에 띄게 보완했다. 물론 일반 자동변속기의 듀얼클러치 등과 비교하면 재미는 덜하다.

뛰어난 실내 정숙성은 혼다의 장기 중 하나다. 고속에서도 잘 차단된 풍절음에 비해 바퀴가 도로를 밟는 소리가 일정하게 올라오지만 오히려 운전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로 받아 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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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혼다센싱의 기본 탑재다. 레이더와 카메라가 외부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사고 예방을 돕는 안전품목으로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 저속추종장치,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추돌경감제동 시스템, 도로이탈경감 시스템, 오토 하이빔 등으로 구성했다.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와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을 활용하면 레벨2의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시속 100㎞에서도 큰 불안감 없이 앞차와 일정 간격을 두고 주행이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지정체가 잦은 일반 도로에서 빛을 발하는 기술이다. 코너를 돌아도 스티어링 휠의 회전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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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는 딱지를 붙였지만 그에 걸맞게 역동성을 느끼기에는 살짝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시빅'이라는 점만 생각하고 타본다면 경쾌한 주행감, 기대 이상의 효율, 혼다센싱 등으로 대폭 올라간 상품성을 경험할 수 있다. 일상에서 보통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안전한 준중형 세단이라는 얘기다. 판매가격은 3,29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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