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독일 다임러가 10여년 전 미국과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 야심 차게 내놓았던 2인승 소형차 '스마트'(Smart) 차종을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유럽과 달리 소형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 부족 및 그에 따른 판매 부진에 결국 손을 든 셈이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지주회사인 다임러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미 내 스마트 전기차 판매를 2019년식 모델을 끝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다임러는 앞서 2017년 가솔린 스마트 차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스마트 차량은 지난 3월 미국에서 단 90대만 팔렸다. 전해보다 18% 감소한 수치다.

다임러는 스마트를 1998년 유럽에서 처음 출시했으며 6년 후 캐나다에서, 2008년에 미국 시장에 들여왔다. 애초 다임러는 인구 밀집지 이동과 관련해 스마트 차량에 대한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진출을 결정했다. 독특한 스타일의 스마트는 주차공간도 다른 차량의 절반 정도만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실패로 끝났다. 특히 지난 수년 동안 미국 내 소형차 판매는 전반적으로 사실상 붕괴상태였다. 소형차 애호가들은 적었고 덩달아 판매도 급격히 줄었다. 상대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싼 데다 경제 성장도 양호해 소비자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포함한 더 큰 차량에 관심을 보였다. 스마트 전기차는 한번 충전을 했을 때 주행거리가 58마일(93㎞)이다. 경쟁차종이랄 수 있는 중간급의 '테슬라 모델 3'와 같은 차들은 주행거리가 훨씬 길고 탑승 및 화물 공간도 더 넓다.

다임러는 성명에서 북미시장 철수 결정에 대한 이유로 "많은 요인이 있다"며 초소형차 수요 감소와 함께 유럽형 설계를 한 스마트 차량을 미국 기준에 맞도록 바꾸는 데 따른 비용을 꼽기도 했다. 대신 다임러는 내년도에 SUV 전기차인 'EQC'를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더 큰 신형 전기차들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다임러는 지난달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스마트'의 글로벌 전기차를 개발·보급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올해 말까지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분 50 대 50의 합작회사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자인과 지리의 엔지니어링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새 전기차 모델을 2022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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