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독일에서 잇따라 나왔다. 자동차의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운행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합할 경우 유사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다.

28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ifo 경제연구소 전 소장을 지낸 한스-베르너 진과 물리학 교수인 그리소토프 부할, If 경제연구소의 에너지 전문가인 한스-디터 롱 등은 최근 전기자동차와 관련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디젤자동차보다 10%∼25%까지 더 많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은 전기자동차로는 테슬라의 모델 3,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벤츠 220d 디젤엔진 모델과 벤츠 C클라스 LNG 모델을 연구에 사용했다.

이번 연구는 자동차의 차체 생산과 배터리 생산 및 충전, 주행거리 15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 등을 추산해 비교했다. 다만, 연구팀은 차량 제조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인정했다.

독일의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인 폴크스바겐이 최근 자동차 골프의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 모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생산 및 운행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유사한 것이었다.

연구결과 생산 과정 및 주행거리 20만㎞를 감안해 디젤 모델은 1㎞당 14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전기 모델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삼을 때 1㎞당 142g을 배출했다. 독일의 전력을 사용했을 경우를 조건으로 했다.

이러한 연구는 조건으로 사용된 국가 전력의 친환경 에너지 비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애초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한 전력 비중이 높을 경우, 전기자동차의 제조 및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역시 적게 계산될 수 있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클 경우 전기자동차의 제조 및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많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프라운호퍼 ISI는 테슬라의 모델 3에 장착된 배터리가 전기자동차의 평균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연구에 사용된 연비측정 방식이 유럽에서 새로 적용 중인 WLTP가 아니라 이전의 NEDC 방식인데, WLTP 방식을 사용할 경우 벤츠 내연기관 모델의 주행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전력에서 친환경에너지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 역시 반영하지 못하는 연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EU에서 2021년부터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당 95g 이하로, 2025년부터 81g 이하로, 2030년부터 59g 이하로 낮춰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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