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 세그먼트 이동과 비싼 제품 가격 원인
-경차만의 독보적인 혜택으로 돌파구 마련해야


경차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번 떨어진 하락세가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이빔]침체된 경차 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모닝은 지난해 5만9,042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6% 가량 떨어졌다. 쉐보레 스파크 역시 3만9,868대를 기록하면서 작년보다 15.6% 줄어 경차의 위기(?)를 나타냈다. 그나마 레이가 전년대비 30% 넘게 오르며 판매를 견인했지만 모닝과 스파크보다 시장점유율이 낮다는 점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해 경차는 모두 12만5,931대에 그쳐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차는 한때 잘 나가는 세그먼트 중 하나였다. 2008년 10만대 선을 돌파하면서 승승장구했고 2012년에는 20만대를 넘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해 2017년에는 13만대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10년 전 판매량으로 추락했다.
[하이빔]침체된 경차 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판매 하락의 원인으로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세그먼트 이동을 꼽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큰 이점이 없는 경차 혜택은 판매 하락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경제적 소득이 늘면서 취등록세 면제와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반값 할인, 종합보험료 10% 할인과 같은 혜택이 더 이상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옵션도 한 몫 했다. 세제 혜택을 방패 삼아 고급 옵션을 붙여 가격을 높인 것. 더 이상 장점 같지 않은 혜택과 비싼 가격에 발목 잡힌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소형 SUV로 방향을 돌렸고 그 여파는 경차에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이빔]침체된 경차 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이에 따라 경차 부진을 막기 위해선 소비자 민감도가 떨어진 경차 혜택을 바꾸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 가능한 트림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또 시대가 요구하는 세그먼트 신차를 선보여 경차 시장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경형 SUV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마찬가지다.

경형 SUV는 경차를 바라보는 시각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경차는 혜택을 기본으로 생각하면서 가격을 살피는 반면 경형 SUV는 자동차 구입 후 추가 혜택에 대한 이점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차가 내놓을 경형 SUV는 경차 규격에 들어올 확률이 높다. 사소한 인식의 차이와 SUV 세그먼트 인기를 활용하면 경차 시장이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하이빔]침체된 경차 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경차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은 희미하지만 탈출구가 전혀 없지는 않다. 새로운 세그먼트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올라간 소득 수준을 고려해 오래된 경차 혜택은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첫 차로 경차를 바라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판매가 뒷받침돼야 전체 자동차 산업에도 활기를 띨 수 있다. 지금의 제도로는 경차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니 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 푸조, 신형 208로 전동화 비전 제시
▶ [제네바]시트로엥, 캠핑용 컨셉트 공개한다
▶ 그린카, 김상원 신임 대표이사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