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4 칵투스, 6단 자동으로 내실 다진 크로스오버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동력계 개선한 7인승 MPV

바야흐로 RV 시대다. 가족과 야외 활동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세단 대신 RV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 많은 완성차회사가 제품군을 재정비하는 배경이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시트로엥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브랜드 특유의 개성만점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제품인 C4 칵투스와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2019년을 맞아 상품성의 질적 개선을 이뤄냈다. 편의성과 효율을 높인 두 차를 만나봤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보편적인 상품성으로 회귀한 C4 칵투스
2016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C4 칵투스는 차체를 보호하는 에어범프 중심의 개성 있는 외관과 2,000만원대의 가격으로 수입 엔트리카 시장을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출시된 2019년형 C4 칵투스는 외관과 변속기, 승차감을 달리한 점이 특징이다. 첫 인상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줄어든 에어범프다. 에어범프는 폴리우레탄 소재로 차체 표면의 흠집을 막는 품목이다. 그러나 이를 벗겨내자 평범한 크로스오버의 모습이 드러났다. 도어 하단에 흔적만이 남았을 뿐이다. 전후면부는 에어범프 대신 램프의 면적을 키워 허전함을 달랬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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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고밀도 폼을 적용한 시트가 변화를 알린다. 초콜릿 바처럼 생긴 새 시트는 차에 오르는 느낌 대신 쇼퍼를 떠올리게 한다. 버튼식 변속 레버와 주차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대신 센터페시아 아래엔 주행상황에 따라 구동계 제어를 달리하는 그립 컨트롤 다이얼을 더했다. 천장을 통유리로 마감했던 선루프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가격 상승 요소 억제와 차체 강성 확보 차원에선 긍정적이지만 왠지 모를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 디지털 클러스터를 포함한 대시보드와 거실을 연상케 하는 공간은 여전하다. 배려가 부족했던 뒷좌석 역시 그대로다. 에어컨 송풍구가 없는 데다 창문이 살짝 열리는 구성이어서다. 그러나 아이를 태우는 경우라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 적재 공간은 넓고 깊게 짜여졌다. 용량은 358ℓ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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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계는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1.5ℓ 블루HDi 엔진은 최고 120마력, 최대 30.6㎏·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전보다 21마력, 4.7㎏·m 향상됐다. 덕분에 가벼운 차체를 보다 경쾌하게 몰아붙일 수 있다. 스포츠카만큼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무게 중심이 낮고 토크가 강해 힘의 여유가 느껴진다. 연료 효율은 복합 기준 15.5㎞/ℓ(도심 14.4㎞/ℓ, 고속 17.1㎞/ℓ)를 확보했다.

새 엔진과 조합하는 6단 자동변속기는 차를 보다 편하게 움직이는 품목이다. 수동 기반의 ETG 변속기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ETG는 클러치 조작 없이 변속할 수 있어 수동변속기의 매커니즘을 아는 운전자에겐 재미를 안겨줬던 품목이었다. 하지만 자동변속기에 친숙한 일반 소비자에겐 울컥거림의 불편함만 초래하는 애물단지이기도 했다. 소형차도 7단 이상의 다단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칵투스에겐 6단 자동도 제법 괜찮은 변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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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시는 새로운서스펜션인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을 장착하는 변화를 맞았다. 이 서스펜션은 댐퍼 내부에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넣어 노면 충격을 줄이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변함없는 단단한 하체 설정 탓에 기존 칵투스와 묘한 차이를 보인다.

▲긴 이름만큼 늘어난 효율성,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기존 그랜드 C4 피카소의 상품성을 높인 제품이다. 새 이름은 늘어난 음절만큼 발음이 어려워졌지만 다인승의 실내와 높은 공간 활용도를 기대하게 한다. 외관의 전면부는 그릴, 엠블럼, 램프 등을 잇거나 나눈 C4 칵투스와 판박이다. 측면은 A필러에서 시작해 지붕의 루프랙을 형성하고 C필러로 이어지는 투톤 프레임이 인상적이다. 후면부는 'ㄷ'자형 LED 테일램프로 단조로움을 피했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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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탁 트인 실내는 공간활용도를 중점으로 꾸몄다. 컬럼 방식의 변속 레버, 다양한 수납함, 개별 조절이 가능한 전좌석이 방증한다.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한 계기판은 군더더기를 줄여 그래픽이 단조로워졌다. 1열 좌석 뒤편엔 간이 테이블과 독서등을 마련해 2열을 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2열의 세 좌석 모두 ISOFIX 규격의 카시트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은 다둥이 가족에게 큰 매력이다. 3열 좌석은 7인승 구조를 만들기 위한 구색용 느낌이 짙다. 적재 공간은 기본 645ℓ이며 좌석을 접으면 최대 1,843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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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과 함께 가장 많이 바뀐 건 바로 동력계다. 엔진은 2.0ℓ 블루HDi를 얹어서 최고 163마력, 최대 40.8㎏·m의 힘을 낼 수 있다. 새 배출가스 기준인 WLTP를 충족하고도 13마력이 올랐다. 중저속 토크 위주의 설정 덕분에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은 것도 강점이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새 배출가스 기준인 WLTP는 기존보다 강도 높은 주행으로 인해 효율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페이스투어러는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보완했다. 새 변속기는 반응이 빠르고 부드러워 가속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 가족형 MPV를 지향하지만 패들시프트를 지원해 운전을 즐길 수 있다. 효율은 ℓ당 12.7㎞(도심 11.6㎞/ℓ, 고속 14.3㎞/ℓ)를 확보했다. 몸놀림은 제품 성격을 감안하면 민첩한 편이다. 차체에 비해 회전반경이 짧아 편한 점도 두드러진다. 탄탄한 섀시 기반의 승차감은 부드럽게 설정했다.

▲총평
두 차는 개성을 덜어낸 대신 보편성을 더해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디젤 인증 지옥을 무난히 통과하고 당당히 살아남아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기본기에 대한 고집을 꺾진 않았다. 오히려 운전자지원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품목을 통해 진일보한 상품성을 갖추게 됐다.

그래서 두 차에 대한 수입·판매사의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칵투스는 지난 2년간 브랜드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왔던 제품인 만큼 신차효과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이제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디젤 7인승 MPV로 꼽힌다. 수입은 물론 국산 MPV(카렌스, 올란도)의 단종으로 경쟁 상대가 없어서다. 틈새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다.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시승]RV 흐름 편승, 시트로엥 C4 라인업

가격은 C4 칵투스 2,944만~3,252만원,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4,342만~4,542만원(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기준)이다.

제주=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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