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개를 물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제네시스와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가 1~3위를 싹쓸이한 소식을 전한 기사의 제목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유난히 수상 소식이 많았다. 이변의 연속이었다. 브랜드는 물론 개별 모델도 각종 매체와 협회가 주관한 시상식을 휩쓸었다. 지난해 ‘상 복 터진’ 차들을 살펴보니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스포츠세단. 자동차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일치했다.

대세는 SUV

최근 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차는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다.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3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뽑은 ‘2019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팰리세이드는 종합 만족도 평가에서 93.33점(100점 만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출시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차량이 올해의 차로 뽑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펠리세이드는 ‘올해의 SUV’로 선정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의 대형 SUV G4 렉스턴은 영국 사륜구동자동차 전문 4×4(포바이포)가 선정한 ‘2019 사륜구동자동차어워즈’에서 2년 연속 ‘최고 가치상’을 받았다.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현지명 무쏘)도 픽업트럭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에서 같은 상을 받았다.

수상 성적으로만 따지면 현대차의 친환경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넥쏘도 팰리세이드와 G4 렉스턴에 뒤지지 않았다. 친환경 SUV 넥쏘의 수소전기 파워트레인은 지난해 12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9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세계 10대 엔진은 자동차 엔진 기술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넥쏘는 같은 달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의 대형 오프로드 부문에서 ‘2018 최우수 차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아차의 니로 EV는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가 주최한 ‘2019 왓카 어워드’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한 번 충전으로 385㎞를 달릴 수 있는 니로 EV는 긴 주행 가능 거리와 합리적인 가격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니로 EV는 올해의 전기차로도 뽑혀 2관왕에 올랐다.

한국GM의 볼트 EV는 출시와 동시에 ‘2017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데 이어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2018 올해의 친환경차’로 꼽혔다.
상 복 터진 국산차, 'S·G·S'가 통했다
G70, 스포츠세단 ‘독주’

지난해 각종 평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제네시스의 스포츠세단 G70이다. G70은 지난해 11월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2019 올해의 차’에 올랐다. 국산 자동차가 이 매체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은 69년 만에 처음이다. 캐나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가이드도 G70을 올해의 차로 뽑았다.

G70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열린 ‘2019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승용차 부문 ‘201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G70은 혼다 인사이트와 볼보 S60을 제쳤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도 유틸리티(SUV 등) 부문에서 북미 올해의 차에 뽑혔다.

현대차의 고성능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5도어 차량) i30 N은 유럽에서 연이어 호평받았다. i30 N은 지난해 12월 독일 최고 스포츠카를 가리는 ‘아우토빌트 올해의 스포츠카 2018’ 평가에서 준중형 및 소형차 부문 올해의 스포츠카로 선정됐다. 호주에서는 ‘올해의 차’ 2관왕을 차지했다. 호주자동차연합이 주관한 ‘호주 베스트카 어워드(ABC 어워드)’에서 ‘5만호주달러 미만 최우수 스포츠카’ 부문 1위로 선정된 데 이어 호주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인 드라이브가 주관한 ‘2018 호주 올해의 차’에서 ‘6만호주달러 미만 최고의 고성능차’에 뽑혔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