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매 가장 활발한 소비층 겨냥

요즘 국내에서 40대 남성을 겨냥한 자동차회사의 구애가 뜨겁다. 주력 소비층인 데다 과거처럼 남의 눈치(?) 등을 보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가격과 실용성, 그리고 브랜드 가치 등을 따지는데 익숙하다. 회사마다 '잘 나가는 오빠' 또는 '가족과 여행하는 아빠'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40대 남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배경이다.

40대를 향한 구애 근거는 통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82만명 가운데 40대 연령은 848만명으로 16%를 차지한다. 861만명의 50대가 17%로 조금 많지만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분명하다. 40대가 개성을 추구한다면 50대는 '체면'을 감안하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동 시대를 살면서도 40대와 50대는 라이스프타일이 다르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분석이다.

40대의 성비는 남성이 433만명, 여성이 417만명으로 남성이 조금 많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 93.9%가 경제활동에 종사하며 월 평균 383만원을 버는 반면 여성은 67.4%가 일을 하며 월 평균 소득은 236만원이다. 그리고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 승용차의 주력 구매층은 이미 40대가 차지했다. 지난해 판매된 26만대 가운데 19.6%인 5만1,153대를 40대가 구매했다. 따라서 40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는 셈이다.
[하이빔]자동차회사는 40대 남성을 믿는다

그러자 최근 폭스바겐코리아가 40대 남성을 '영포티(young 40s)'로 정의하고, 이들을 '잘 나가는 오빠'로 해석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의 구매층을 분석했더니 40대 남성이 절대 다수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의 40대는 과거의 중년과 다르게 유행에 민감하고,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과감한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하이빔]자동차회사는 40대 남성을 믿는다

나름대로 40대 구매자들의 이유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아테온의 디자인과 경제성이 관심을 이끌었고 넉넉한 실내공간과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 등도 이유로 꼽았다. SUV의 열풍 속에서 세단을 찾는 40대 수요가 여전히 건재하고, 이들 중 수입차를 주목하는 사람이 아테온 구매를 결정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40대 남성=아테온'을 형성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하이빔]자동차회사는 40대 남성을 믿는다

그런데 40대는 폭스바겐만이 노리는 연령층이 결코 아니다. 비중이 큰 만큼 대부분의 자동차회사가 40대를 겨냥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대형 SUV 팰리세이드 계약자 중 85%가 남성이며 이들 가운데 37%는 40대로 나타났다. 그래서 현대차는 '40대=여행 아빠'로 규정하고 관련 이미지 부각에 적극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구매자의 상당수는 '가족과 함께 탈 7인승 대형 SUV'를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얼마나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불과 10년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새로 유입되는 40대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이 경우 4~5년 뒤 40대의 소비 성향은 지금과 또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40대는 여러 측면에서 언제나 자동차회사의 최대 구매층이다. 그러니 40대의 제품 선호도에 따라 자동차회사의 희비는 엇갈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