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70, 고속 주행에도 바닥에 '착'…핸들 돌리는 느낌은 묵직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차는 어떨까. ‘201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70을 타봤다. 겉모습부터 남달랐다. 중후한 느낌의 G80이나 G90 등 다른 제네시스 모델과 달리 날렵한 이미지가 강했다. 그물 모양의 대형 그릴부터 날렵한 윤곽선까지 ‘이게 한국 차 맞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내부 디자인은 고급스러웠다. 좌석엔 붉은 색 스티치의 다이아몬드 패턴이 새겨졌다.

시동을 걸고 도로를 달렸다. 고성능 수입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주행성능이 돋보였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니 차체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튀어 나갔다. 오른발에 조금 더 힘을 줬더니 계기판 바늘이 순식간에 시속 100㎞까지 올라갔다. 처음 도심 주행을 할 때는 어느 정도 세게 밟아야 할지 정확히 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속 성능이 좋았다. 주행 안정감도 뛰어났다. 고속으로 달려도 차체가 도로 바닥에 달라붙은 느낌이 들었다. 핸들을 돌리는 느낌은 묵직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또 다른 강점이 눈에 들어왔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 기능이었다. 이 기능을 켜고 고속도로를 달리니 과속 단속 구간에 접어들 때마다 알아서 속도가 줄었다. 속도 제한 구간을 벗어나자 저절로 원래 맞춰놨던 속도로 올라갔다. 앞차와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했다. 옆 차로에 있던 차가 앞으로 끼어들자 자동으로 속도가 줄었다.

아쉬웠던 점은 좁은 뒷좌석이다. 키가 좀 큰 사람이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장거리를 갈 때 뒷좌석에 앉으면 불편함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이 강력한 주행성능을 즐기면서 타기엔 아쉬울 게 없는 차였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G70의 주행성능을 호평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는 G70을 ‘올해의 차’로 선정하면서 “스타가 태어났다”고 평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과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격은 가솔린 2.0 터보모델이 3701만원부터, 디젤 2.2 모델 4025만원부터, 가솔린 3.3 터보 스포츠 모델은 4511만원부터 시작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