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코리아 에디션 / 사진=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코리아 에디션 / 사진=롤스로이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고가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내수 시장 불경기 영향으로 국산차 판매는 줄어든 반면 ‘억’ 소리 나는 수입차의 경우 호황을 맞았다. 양극화의 그늘이 자동차 시장에도 짙게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롤스로이스 판매량은 108대로 집계됐다. 국내에 진출한 지 15년 만에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대당 가격이 4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의 고스트는 63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기간 중 가장 가파른 판매 성장세(판매 재개한 아우디 제외)를 보인 건 독일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였다. 올 1~11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2440대)에 비해 66.6% 뛴 4066대를 기록했다. 4도어 쿠페인 신형 파나메라와 미드십 스포츠카 718 박스터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벤틀리와 람보르기니는 각각 215대, 10대 팔려 나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벤틀리 벤테이가는 8개월여 만에 100대 넘게 팔렸다.

이처럼 고가 수입차의 높아진 인기는 수입차 시장 자체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차 시장은 1998년 연 판매량이 2075대에 그쳤으나 올해 사상 처음 25만 대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날로 커지는 시장에서 남들과 다른 차를 운전한다는 만족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이 고가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아벤타도르SVJ / 사진=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아벤타도르SVJ / 사진=람보르기니
고급 수입차 브랜드도 신차를 내놓고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 23일 첫 SUV인 우루스와 아반테도르 SVJ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럭셔리카 업체인 마세라티의 경우 주행 성능을 강화한 르반떼 GTS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롤스로이스는 신차 컬리넌의 고객 인도에 본격 들어간다.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서울 전시장 확대 이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국산차는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국산차 판매는 141만2912대로 전년 동기(142만7104대) 대비 1.0% 뒷걸음질 쳤다.
불경기 맞나…'억소리' 나는 차 잘 팔리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