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최대 국제 자동차 전시회인 ‘2018 파리모터쇼’가 지난 2일 언론 공개행사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렸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모터쇼는 올해로 120주년을 맞았다.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번갈아 가며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올해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 등 2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갈고닦은 기술력을 뽐냈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눈길을 끈 차량은 레고그룹이 레고 블록으로 만든 부가티의 슈퍼카 ‘시론’이었다. 이 차에 들어간 블록 수는 약 300만 개. 무게는 1.5t에 달한다. 시속 30㎞ 속도로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출력 1500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2.5초의 부가티 ‘디보’도 파리모터쇼에 등장했다.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콩쿠르에서 첫선을 보인 디보는 40대만 한정 제작됐다. 최고 시속 385㎞를 낼 수 있는 하이퍼카다. 가격이 500만유로(약 65억원)에 육박하지만 출시와 동시에 4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르노는 슈퍼카 대신 미래형 자율주행차를 내놨다. 자율주행 기술수준 4단계에 달하는 로보자동차 ‘이지-얼티모’가 주인공이다. 이지-얼티모는 르노의 미래 공유형 모빌리티 로보 콘셉트카 3부작 시리즈의 세 번째 차다. 르노는 올해 공유 모빌리티 3부작인 △이지-고 △이지-프로 △이지-얼티모를 완성했다. 이지-고는 도심 주행을 위해 설계된 차다. 이지-프로는 상용차, 이지-얼티모는 프리미엄급 자율주행 콘셉트카다.

이지-얼티모가 구현한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 개입 없이 차 스스로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돌발 상황이 발행했을 때 통제센터가 알아서 차량을 움직인다. 직장으로 가는 길에도 내 집처럼 편히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르노 측은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설적인 레이싱카 ‘W 125’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비전 EQ 실버 애로’를 선보였다. 물 흐르듯 유려하게 이어지는 차체의 곡선미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새로운 한정판 모델 ‘몬자 SP1’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페라리의 레이싱 모델인 ‘1948 166 MM’ ‘750 몬자’ ‘860 몬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됐다. 1인승 모델인 몬자 SP1에는 최고 출력 810마력의 12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시속 2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9초에 불과하다.

파리=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