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114만대 가운데 74만대 현대기아차

올해 3분기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114만대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6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4%보다 늘어난 것이어서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2일 본지가 국내 완성차 5사의 승용 판매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는 9월까지 국내에 39만6,000대를 판매해 점유율 34.8%를 기록했다. 이어 기아차도 34만8,000대를 판매, 30.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차 승용점유율이 33%, 기아차는 29.4%였던 것에 비하면 각각 1.8%P와 1.2%P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국산 3사의 승용 내수 판매는 저조했다. 내수 3위인 쌍용차는 1~9월 누적 승용 점유율이 전년 대비 0.1%P 줄어든 6.8%로 그나마 선방했지만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각각 1.1%P와 3.0%P 떨어진 5.4%와 5.3%에 머물러 힘든 한 해를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기아차가 상승하고 하위 3사가 부진한 사이 수입차는 여전히 약진 중이다. 9월까지 19만대를 넘긴다는 낙관적 전망 속에 점유율도 지난해 15.8%에서 올해 3분기까지 17.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약진과 부진에 따라 하위 3사의 부침이 이어지는 현상은 내수 시장의 특성으로 여겨지고 있다. 수입차가 현대기아차 시장을 공략하면 이들이 하위 3사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게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늘어나면 하위 3사가 밀리고,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떨어지면 수입차와 하위 3사가 동시에 오르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국산 하위 3사, 현대기아차 견제 불가?

이에 따라 국산 하위 3사가 점유율을 늘리려면 기존의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르고 있다. 현대기아차 대비 제품군 열세와 신차 출시 시점이 느리다는 점에서 가격 할인 등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 이와 관련, 박재용 자동차미래연구소장은 "수입차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늘어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라며 "이 경우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회복은 곧 국산 하위 3사의 부진으로 연결되는 만큼 틀에 박힌 방식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과 제품, 마케팅, 유통 등에서 전면적인 변화 없이는 내수 점유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완성차 업계에선 혁신적인 변화의 중심에 온라인 거래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오프라인 판매망이 온라인 도입을 막는 만큼 국산 하위 3사가 이 점을 파고 들어야 향후 지속적인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하위 3사가 여러 면에서 현대기아차를 상대하기 버거운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몸집이 작은 만큼 빠른 변화를 통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기존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현대기아차를 따라가려는 안일함이 지금과 같은 현상을 반복시키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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