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이 타결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를 미국에 대한 수출 거점으로 삼고 있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NHK는 1일 새 협정의 타결로 자동차 무역의 '무(無)관세' 조건이 지금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두고 이를 미국에 대한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온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 사이 수출입되는 자동차가 나프타 역내에서 조달한 부품의 비율이 62.5% 이상이면 무관세인 것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저가의 노동력이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늘려왔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일본의 자동차부품 기업은 2012년 이후 최소 110개 회사가 멕시코에 생산설비를 확장했거나 새로 만들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혼다의 경우 미국 디트로이트와 가까운 캐나다 온타리오주(州)를 생산 거점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새 협정이 타결되면서 나프타 역내 조달 부품 비율이 늘어나 일본 제조사들은 더 많은 부품을 일본이 아닌 나프타 역내의 공장에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멕시코·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무관세 적용 대수가 제한되면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관세 부담을 감당하거나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번 협상은 향후 미국과 일본 양자간 무역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고 NHK는 설명했다. NHK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나프타 재협상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며 미국이 향후 일본과 진행할 무역협상에서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대수 제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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