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범프 없애고 대중적인 이미지로 변신
-안전 품목 추가 탑재로 상품성 올려


2014년 출시한 시트로엥 C4 칵투스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컵셉트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그대로 양산형에 적용, 외관에서부터 실내 곳곳에 이르기까지 과감한 시도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에서 높은 판매를 올렸고, 국내에 등장한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2,000만 원대 가격을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C4 칵투스는 이전보다 다소 평범(?)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앞선 제품의 강한 개성이 호불호를 극명하게 나눴다면 이번에는 개성을 조금 양보해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외모뿐 아니라 단점도 일부 개선해 상품성을 높였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디자인
파격적인 요소들이 대거 모습을 감췄다. 전면은 시트로엥 패밀리룩을 강하게 적용했는데 주간주행등을 엠블럼과 일체화한 크롬 바에 연결한 점이 독특하다. 헤드 램프와 주간주행등의 상하 위치를 바꾼 건 그대로이지만 고집있어 보이는 구형에 비해 인상이 다소 순해졌다. 후면의 리어 램프 크기를 키운 점도 변화 요소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측면에선 구형 디자인의 핵심인 '에어범프'가 사라졌다. 문콕 등 크고 작은 충격과 스크래치 방지 효과가 있는 동시에 디자인 측면에서도 나름 기여한 부품을 과감히 삭제한 것. 대신 에어범프 디자인을 도어 아래에 적용해 측면의 볼륨감을 키웠다. 지붕은 루프레일을 설치, SUV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는데, 이는 칵투스를 해치백으로 마케팅하는 유럽과의 차별적 요소다.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실내는 외관보다 눈길이 더 간다. 평평하게 구성한 대시보드, 나란히 놓은 사각형 디지털 계기판, 컬러 디스플레이의 조합은 다른 차에서 볼 수 없다. 글로브 박스를 대신하는 8.5ℓ 대용량의 톱박스는 여성의 가방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위로 여는 방식이라 편리하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기어 변속은 버튼식인 '이지 푸시'시스템으로, 주차할 때면 'N' 버튼을 누르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기면 된다. 주차 브레이크의 크기도 구형보다 작아졌으며, 하나였던 컵홀더를 두 개로 늘렸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쇼파 시트'라 부르는 직물시트는 산뜻한 컬러를 조합해 외관과 조화를 이룬다. 자세를 잡아주는 느낌은 없지만 안락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여전히 2열 창문은 미닫이 개폐형 방식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소비자들이 개선을 요구했던 항목이었기 때문이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1.6ℓ 블루 HDi 디젤 엔진과 6단 ETG의 조합이다. 형제차인 푸조 2008과 동일하며 최고 99마력, 최대 25.9㎏·m의 힘을 낸다. 엔진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장착, 효율은 1등급인 복합 기준 ℓ당 17.5㎞를 확보했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두 자릿수에 불과한 출력이지만 움직임이 더디지 않아 차급을 생각하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는 고속구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질주(?)해도 수긍이 갈만한 힘을 낸다. 물론 그 이상의 속도를 재촉하면 버거워하는 건 당연하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 ETG는 저속에서 변속 시 약간의 울컥거림이 있는데 이미 익숙한 덕분에 거부감은 덜한 편이다. 한 가지 팁은 변속시점에 액셀 페달에서 발을 뗐다 다시 밟는 것이다. 또 패들 시프터를 적극 활용, 원하는 시점에서 능동적으로 차를 변속하면 울컥거림을 해결할 수 있고 운전재미도 늘어난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구형 대비 또 하나의 큰 변화는 '하이드롤릭 쿠션 서스펜션' 탑재다. 댐퍼 위아래에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시트로엥의 설명이다. 몸으로 느껴지는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음료수를 가득 채운 컵을 1열 컵홀더에 고정시킨 뒤 고속에서 주행했을 때 출렁거림이 거의 없는 건 확인할 수 있다.

진동과 소음도 거의 없는 편이다. 특유의 단단한 하체도 국내 도로에 잘 어울린다. 불규칙한 노면에서 약간의 통통거림이 있지만 충격흡수가 꽤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차체와 어울리는 핸들링이 만족스럽다. 날카로움보다 정직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시승]평범을 거부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추가한 안전품목도 눈에 띈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할 때 경고한다. 저속 돌발상황에서 자동으로 제동 가능한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적용은 반갑다. 후방카메라와 스마트 키 등 당연히 있을 법한 품목도 이번에 새로 넣었다.

▲총평
외모가 다소 평범해졌다고 해서 매력이 반감되지는 않았다. 부분변경이지만 지적받았던 단점을 일부 해결한 점, 구형에 없던 편의 및 안전품목을 추가한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쏟아지는 소형 SUV 홍수 속에 기본기와 함께 이 처럼 개성을 갖춘 차는 드물다. 2,790만 원인 판매가격도 장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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