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캐딜락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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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 화재 사태가 장기화하는 사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재규어 캐딜락이 약진하고 있다. 지난달 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독일 디젤(경유)차 입지가 흔들리면서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은 지난달 242대를 팔았다. 전월(147대)과 비교해 64.6% 뛰었다.

차종별로 보면 대형 세단 CT6 터보가 57대 팔려 실적을 이끌었다. 이 차의 판매 가격이 기존 CT6의 최저 가격보다 900만원가량 낮게 책정된 게 주효했다. 이와 함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5(41대) 등이 선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구입을 묻는 소비자가 갑자기 증가했다”며 “다른 브랜드의 이슈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영국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는 372대 팔려 나가 전월(225대)보다 65.3% 증가했다.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월간 판매량 증가폭이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75대) 대비로 따지면 112.6% 급증했다.

실적을 이끈 선봉장은 소형 SUV E-페이스다. 112대 팔리는 등 신차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또 스포츠 세단 XE(107대)도 입지를 지켰다.

재규어 캐딜락 두 브랜드의 약진은 판매 물량 증대와 공격적인 판촉 활동이 영향을 줬다. 이뿐 아니라 ‘주행 중 화재’ 사태로 뒷걸음질 친 BMW의 부진도 영향을 줬다.

BMW는 지난달 2383대 팔았다. 전월(3959대)과 전년 동기(4105대) 대비 각각 39.8%, 41.9% 급감했다. 이 회사 월판매량이 2000여 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주력 차종인 중형 세단 520d의 경우 107대로 집계됐다. 올 1~8월 월평균 910여 대씩 팔리며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BMW 520d 모델은 지난 7일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을 달리던 2014년식에서 불이 나는 등 화차(火車)사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차는 긴급 안전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 시장 점유율은 49.1%로 크게 증가했다. 디젤의 경우 7%포인트 넘게 감소한 41.6%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