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계가 ‘파격 할인’ 공세에 나섰다. 8월 한 달 동안 차종별로 수십만원에서 최대 400만원 이상 차 값을 깎아주는 판매 경쟁에 들어갔다.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30%(5.0%→3.5%)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고, 비수기인 여름철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8월엔 팔자"… 개소세 인하에 올라탄 車업계, 파격 할인 전쟁
◆티볼리 10년 할부도 등장

지난달 추가 할인에 들어간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도 1일 파격적인 할인 판매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GM은 8월 한 달 동안 개소세 인하분 외에 최대 400만원대 추가 할인 및 재구매 혜택(최대 40만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2809만원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 2.0 디젤 모델은 최대 481만원 싼 2328만원에 살 수 있다.

중형 세단 말리부는 기존 100만원 할인에 더해 최대 270만원을 깎아준다. 개소세 인하분까지 합쳐 최대 329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파크와 트랙스는 72개월 할부와 함께 각각 최대 130만원, 316만원을 할인해준다. 크루즈는 전 트림(세부 모델)을 대상으로 개소세 인하분 외에 17%를 추가로 깎아준다. 백범수 한국GM 국내영업본부장(전무)은 “휴가 등으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8월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8월엔 팔자"… 개소세 인하에 올라탄 車업계, 파격 할인 전쟁
쌍용차는 소형 SUV인 티볼리를 대상으로 ‘최대 120개월 할부’라는 파격적 판매 조건을 내놨다. 소비자들이 선수금 없이 연 5.9% 이자율로 10년간 차 값을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티볼리를 일시불로 사면 차에 붙는 개소세 전액(70만~108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코란도C를 일시불로 구매해도 개소세 전액(95만~120만원)을 깎아준다.

르노삼성도 SM6 등 주요 차종을 대상으로 개소세 인하분 외 20만~40만원가량 추가 할인에 나선다. 자사 차량을 샀다가 다시 신차를 고른 재구매 고객에겐 20만~30만원의 별도 할인 혜택도 준다. 1470만원인 SM3 PE는 66만원 싼 1404만원에 살 수 있다. QM3 구매자에게는 100만원의 별도 유류비 지원 혜택도 준다.

◆개소세 인하 효과 본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이미 개소세 인하가 시행된 지난달 19일부터 차종별로 30만~100만원의 추가 할인 공세에 들어갔다. 개소세 감면과 추가 할인을 모두 받으면 현대차 아반떼는 126만~151만원, 쏘나타는 91만~118만원, 그랜저는 87만~113만원, 싼타페는 82만~114만원 인하된다. 제네시스 G80은 119만~168만원, EQ900은 167만~318만원 저렴해진다. 기아차 K3는 79만~91만원, K5는 122만~138만원, K7은 137만~153만원, 스포티지는 69만~84만원, 쏘렌토는 102만~117만원 싸진다.

할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6만367대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3%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 판매량은 4만7000대로 7.8% 증가했다. 9823대를 판매한 쌍용차 내수 판매량도 13.5% 늘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9000대, 7602대를 파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4.1% 줄었다. 두 회사 모두 주목받는 신차 부족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회사들의 할인 경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일부 수입차 업체들까지 할인 공세에 가세하면서다. 아우디코리아는 준중형 세단인 2018년형 A3 3000여 대를 40%가량 파격 할인해 판매하기로 했다. 저공해차량 의무 판매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이달 중순 출시하는 파사트 TSI(가솔린) 모델을 10~20%가량 할인 판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수입차 업체도 개소세 인하에 따른 할인액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추가 할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