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 세수 재정 운용에 필수
-판매 늘어날수록 도로 혼잡, 환경 오염 가중

기획재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을 30% 인하했다. 이에 따라 공장도가격의 5%였던 개별소비세율은 3.5%만 계산돼 차 가격에 포함된다. 이른바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자동차 소비 촉진 차원이다.
[하이빔]자동차, '세금 vs 환경' 누구 손 들어주나

이번 인하의 배경은 세율 인하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면 내수 경기가 활성화 된다는 논리가 작용했다. 실제 정부는 승용차 감세로 올해 민간 소비가 0.1~0.2%P,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1%P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5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승용차 개소세율을 내렸던 상황을 끄집어냈다. 당시 월 평균 승용차 판매가 이전과 비교해 1만대 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세금 깎아줄테니 승용차 많이 사라는 뜻이다.

과거에 비춰 개별소비세가 내려가면 분명 승용차 판매는 증가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래 수요를 현재로 앞당긴 것에 불과할 뿐 전체 수요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실제 정부가 개별소비세율을 낮춰던 2015년과 2016년 연간 승용차 내수 판매는 각각 157만대와 156만대에 달했다. 하지만 세율이 환원된 2017년에는 140만대로 곤두박질쳤다.

물론 이번 개소세 인하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세수가 충분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승용차 개별소비세는 모두 9,769억원이 징수됐다. 하지만 지난해는 1조188억원으로 증가했다. 세율을 내려도 될 만큼 세수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유류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도 2016년 15조6,000억원에서 2017년에는 15조8,000억원으로 오히려 2,000억원 증가했다. 대당 이용 거리 감소 대신 전체 등록대수 증가로 유류세 규모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보호무역 확장 기조로 수출 감소 우려도 반영됐다. 어쨌든 공장은 돌아가야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지켜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국내에서 자동차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부가세 등의 세입이 증대하고, 소비자가 자동차를 운행하는 과정에서 유류세도 확보된다. 그러니 정부 입장에선 자동차가 많이 판매될수록 사용 가능한 재정 실탄도 증가해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다.
[하이빔]자동차, '세금 vs 환경' 누구 손 들어주나

하지만 판매 촉진은 제한된 공간에서 자동차의 운행 밀집도를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도로는 자동차로 넘쳐나고 주차 공간도 부족해 시비가 벌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주말에만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 틈을 비집고 초단기 렌탈인 카셰어링 산업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런데 카셰어링은 말 그대로 자동차 한 대를 여러 명이 공유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구매를 줄여 한정된 공간의 운행 밀집도를 낮추자는 사업이다. 이 경우 교통 흐름이 개선되고, 효율이 올라 배출가스는 감소한다. 덕분에 자동차가 줄어들면 지금처럼 주차장을 두고 싸울 일도 줄어든다.

그럼에도 판매가 감소하면 정부는 또 다시 세금 감소를 걱정해야 한다. 게다가 효율 향상은 곧 기름을 적게 소비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유류세 감소와 직결된다. 나아가 개별소비세를 포함해 지자체의 중요 세원인 자동차세도 감소한다. 세금 덩어리인 자동차 판매 활성화로 세금을 징수하는 것과 자동차 구매 욕구를 줄이는 카셰어링 산업이 충돌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중심의 사회가 바뀌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V로 바뀌어도 전력에 유류세 만큼이 부과돼야 하고, 수소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현재의 카셰어링은 도로에 렌탈카를 늘리는 역할일 뿐 구매 감소를 유도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동차는 언제나 세금과 오염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세금 측면에선 판매가 증가해야 하지만 환경 시각에선 줄어야 하기 때문이다. 점진적 변화가 해법이겠지만 그러자면 화석연료 만큼 전력 및 수소 등의 대안 에너지 가격도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 수송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동 수단, 즉 자동차의 가격도 낮아져야 한다. 인구 감소로 자동차 판매가 점차 줄겠지만 줄어도 걱정인 게 바로 자동차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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