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인사 혁신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지난달 29일 취임 직후 지주사인 (주)LG 인사팀장을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LG 인사팀장도 교체… 구광모 친정체제 '속도'
13일 LG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이달 초 (주)LG 인사팀장이 이명관 LG화학 부사장으로 교체됐다”며 “대표이사 취임 직후 이뤄진 전격적인 결정에 LG그룹 안팎에서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주)LG 인사팀장은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 인사의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구광모 체제’의 LG 인사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부사장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주)LG 인사팀장을 지냈다. 이후 LG인화원 원장, LG경영개발원 대표이사를 거쳐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를 맡고 있다. 이 부사장은 (주)LG 인사팀장과 LG화학 CHO를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주)LG CEO를 맡고, 하현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CEO로 자리를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2주 만에 그룹 지주회사의 2인자와 계열사 CEO를 맞바꾸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주)LG 인사팀장도 교체… 구광모 친정체제 '속도'
LG그룹 내부에서는 지난 5월 구본무 회장 별세 직후부터 구광모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할 조직 구성에 착수했다. 권 부회장을 비롯해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정일재 LG경제연구원장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후보군 중에 권 부회장이 낙점된 것은 큰 폭의 인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등을 이끌 때도 임원급 이상에서 큰 폭의 인사 교체가 있었다”고 전했다.

LG그룹 안팎에서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주)LG 팀장급부터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11월 말 그룹 정기 인사에서는 부회장급 CEO 1~2명이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본무 회장 별세 직후 발표됐던 ‘LG그룹 6인 부회장단의 구광모 회장 보좌’ 구조가 깨지고 구광모 회장의 친정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주)LG를 중심으로 한 LG그룹 전반의 경영 시스템도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