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이 줄어야 할 시기인데, 오히려 늘어나는 이상한 차. 기아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얘기다. 쏘렌토는 강력한 라이벌인 현대자동차 싼타페가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은 지난 2월 이후에도 판매량이 월 5000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3월에는 7000대 가까이 팔렸고, 지난달에도 전월 대비 판매량이 약 5% 늘었다. 이유가 뭘까. 지난 4월 출시된 쏘렌토의 2019년형 모델 ‘더 마스터’(사진)를 직접 타보면서 그 이유를 찾아봤다.

[시승기] 육중한 몸매에도 흔들림 없는 가속… 기아차 쏘렌토 '더 마스터'
차를 처음 볼 때부터 존재감이 느껴졌다. 쏘렌토의 차량 길이(전장)는 4800㎜로 동급 차량보다 길다. 그 길이는 모두 내부 공간으로 활용된다. 운전석과 뒷좌석 어디에 앉더라도 공간이 넉넉하다. 트렁크를 열어봐도 그렇다. 유모차와 여행용 가방을 넣고도 공간이 남는다.

시동을 걸고 도로로 들어서니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돋보인다. 육중한 차체에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속도가 올라간다. 물론 기아차 스팅어나 제네시스 G70 등 ‘달리기’에 집중한 차량과 비교하면 답답한 측면이 있지만, ‘패밀리카’를 표방한 쏘렌토와 이들을 비교하는 건 무리다. SUV 특유의 흔들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도심에서나 고속도로에서 모두 주행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2019년형부터 전 모델에 적용된 8단 자동변속기가 가속 성능과 정숙한 주행감을 실현하고 있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2019년형 모델부터 처음 적용된 각종 안전보조장치도 돋보였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알아서 차로를 유지하고, 속도도 조절해 주는 기능이다. 차에서 내릴 때 뒷좌석에 누군가 남아 있으면 알려주는 ‘후석 승객 알림(ROA)’ 기능과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한 번 더 점검해 주는 ‘전 좌석 시트벨트 리마인더(SBR)’ 기능도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점수를 딸 만한 신기술이다. 쏘렌토 2019년형 가격은 △2.0 디젤 2840만~3580만원 △2.2 디젤 2895만~3635만원 △2.0 터보 가솔린 2815만~3065만원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