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집중했던 수입차업계 "이젠 친환경차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공격적 판매에 나선 분위기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와의 친환경차 주도권 경쟁에서 ‘더 밀릴 수 없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PHEV에 집중하는 벤츠·BMW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 3분기 고급 준중형 세단 C클래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C350e를 출시한다. C350e는 2.0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품고 있다.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6.38㎾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순수 전기 모드로 31㎞(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일반 전원으로 충전 시 약 2시간이 걸린다.

최고 출력 279마력(시스템 합산 기준)과 최대 토크 61.2㎏·m의 힘을 낸다. 회사 관계자는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을 확보했다”며 “높은 연료 효율성과 부드러운 승차감도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4월 말 첫 번째 친환경차인 GLC 350e 4매틱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순수 전기차 브랜드 ‘EQ’를 통해 본격적인 전동화를 선언했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서는 PHEV E300e와 S560e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BMW코리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부터 플래그십(최고급) 세단까지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꾸렸다. 순수 전기차 i3 94Ah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00㎞까지 주행 가능하다. 반자율주행 등 첨단 편의 사양 또한 갖췄다. BMW코리아는 PHEV 세단 330e와 740e i퍼포먼스 M 스포츠 패키지, SUV인 X5 x드라이브 40e도 판매하고 있다.

강력한 성능을 뿜어내는 PHEV 스포츠카 i8은 ‘친환경차가 연비만 더 좋다’는 선입견을 깨뜨렸다. 최고 출력이 362마력,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4초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 부분 변경이 예정돼 있다. 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고강도 신소재를 곳곳에 적용하고 지붕(루프)을 열 수 있는 로드스터가 추가된다.

◆SUV와 친환경차까지 넘본다

랜드로버의 고급 SUV 브랜드인 레인지로버도 친환경차 시장에 뛰어든다. 올 연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뉴 레인지로버 P400e와 스포츠 모델을 출시한다. 이 차는 2.0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달아 최고 출력 404마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65.3㎏·m다. 전기 모드로 달릴 경우 최대 51㎞를 갈 수 있다. 소모하는 에너지를 충전에 재활용하는 회생제동 기능 및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주행 모드를 스스로 조정, 연비를 높이는 ‘예측 에너지 최적화 기능’ 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한국도요타가 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고급 차 브랜드 렉서스는 신형 ES300h를 오는 10월 내놓을 계획이다. 친환경차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 수입차 브랜드도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부산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콘셉트 ‘h-트론 콰트로’를 공개했다. 약 4분 만에 최대 600㎞ 주행하는 양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없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완성차업체는 없다”며 “특히 수입차는 그동안 집중해온 디젤차에서 방향 전환을 빠르게 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