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머스탱(좌)·카마로 SS(우)
뉴 머스탱(좌)·카마로 SS(우)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근육질의 힘센 스포츠카)’가 다시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큰 배기량과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근육질 디자인 등을 앞세워 고성능차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미국적인 뉴 머스탱

먼저 승부수를 띄운 건 포드다. 포드코리아는 3년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2018년형 뉴 머스탱을 출시했다. 이 차는 2.3L 4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291마력, 최대 토크 44.9㎏·m의 성능을 낸다.

주행 성능을 높인 GT 모델은 5.0L 8기통의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 토크가 54.1㎏·m에 달하며 446마력을 도로 위에 쏟아낸다. 이탈리아 브렘보의 디스크 브레이크와 리어 윙, 엔진오일 쿨러, 전용 배지 등 차별화 요소도 갖추고 있다.

특히 2018년형 뉴 머스탱은 브랜드 최초로 셀렉트 시프트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1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은 성능 게이지와 여러 색상 등을 운전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운전대) 반응 정도, 배기음까지 조절할 수 있어 운전하는 즐거움을 키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문이 두 개인 쿠페와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4800만~6940만원이다.

머스탱은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카로 불린다. 긴 털의 꼬리를 휘날리며 달려나가는 야생마 엠블럼은 미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1964년 처음 출시된 머스탱은 1년6개월 만에 100만 대가 팔려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석유 파동이란 직격탄을 맞은 2세대 머스탱은 1974년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로 변화를 시도했다.

1979년과 1994년에는 각각 3세대 4세대가 나와 명맥을 이었다. 굵은 직선과 옛 디자인을 되살려 2005년 나온 5세대는 누적생산 900만 대를 돌파하면서 영광을 재현했다. 지금은 2014년 첫선을 보인 6세대 머스탱이 판매 중이다.

카마로 SS, 머슬카 부흥 이끈다

다른 대표 머슬카인 쉐보레 카마로는 국내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입소문을 탔다. 한국GM은 2016년 카마로 SS를 내놓고 고성능차 시장 장악력을 강화했다.

카마로 SS는 6.2L 8기통 엔진을 품고 있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453마력, 62.9㎏·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4초(북미 기준)다. 초당 1000회 넘게 노면 상황을 파악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뒷바퀴를 제어해 코너링을 돕는 ‘토크 백터링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이 차는 5098만원의 가격을 앞세워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1237대의 판매액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독일, 이탈리아 스포츠카와 성능이 비슷하다”며 “승차감은 일상생활에서도 타기에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카마로는 1967년 1세대가 나온 뒤 끊임없이 성능이 개선돼왔다. 국내에는 2011년 처음 등장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범블비’로 출연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2016년 나온 6세대다.

유럽 고성능차와 다른 점은

미국식 머슬카는 유럽 완성차 업체의 고성능차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머슬카는 단거리 육상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근육질 몸매와 대배기량 엔진 등이 특징으로 꼽히며 가속력이 좋다. 반면 독일 메르세데스 AMG와 BMW M 등은 비교적 유려한 디자인과 터보 기술을 채택해 정교한 핸들링에 중점을 두는 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소비자는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도로 폭이 넓고 기름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선 실용성과 내부 공간을 주로 본다”며 “이는 지형적 특징과 문화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 브랜드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엔진 크기를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