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기차 충전기용 차단기 첫 국산화…가격 경쟁력 자신"
"전기자동차(EV) 충전기용 차단기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습니다. 충전기 제조원가 절감과 인프라 확산 속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합니다."

김태우 동아전기공업 대표(사진)는 지난 6일 한경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의 수입품 대비 가격 경쟁력에 자신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주택용 차단기 생산 노하우를 갖고 있어 1년여 간 준비해 국산화했고 앞으로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며 "슈나이더, ABB 등 외국 기업들이 개당 100만원대로 국내 충전기 제조사에 공급하던 부품을 우리는 30만원대(급속용 37만원 선)로 낮춰 충전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내 없던 부품을 만들려니 비교 대상 없었고 수입사가 기술 오픈도 안해주니 직접 뜯어보고 제품 작동 원리나 기술 분석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면서 "시험장비도 해외에서 사와 폴리텍대학 등과 손잡고 산학 협동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이어 "국내 충전기 제조업체 6곳(중앙제어 등)에서 납품 계약을 앞두고 막바지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며 "5년 내 전체 매출의 30% 수준인 연간 100억원 규모로 이익을 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중소 업체들은 신제품 개발을 마치고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선 인증기관으로부터 우수조달제품으로 최종 검증을 받아야 한다. 전기차 충전기용 차단기는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인증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정부 등에 공급할 수 있는 우선대상자 자격을 얻기 위해 KTC로부터 신제품인증(NEP)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납품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전기공업은 부산에 본사를 둔 60여 년 전통의 전력기기분야 선두업체다. 국내 2곳(부산, 오송)과 해외 3곳(베트남, 방글라데시, 우즈벡)에 생산공장을 뒀다. 주택용 배선용 차단기, 누전차단기 등이 주력 사업인데 전기차 충전기용 차단기의 국산화를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0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최근 중소기업청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전기차 충전기용 차단기는 과전압의 배터리 급속 충전시 화재 등 이상 발생의 경우 안전하게 전기공급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췄다.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차단기 수요도 늘어나게 돼 있다. 세계 각국의 전기차 확대 정책에 따라 차단기 부품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전기차 최대 수요지인 중국도 자체 기술력이 없는 차단기는 수입해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사업성은 충분히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전력기기를 만드는 나라는 세계 10여 개 뿐이고 유럽 다음으로 한국산 제품의 신뢰성이 높아 앞으로 해외 수출을 적극 타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차단기를 시장에 안착시켜 2025년까지 매출 규모를 10배 늘어난 3000억원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