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론 사상 첫 4, 5위
'빅3' 쌍용차 턱밑까지 추격
수입차 국내 점유율 18.4%

2월 판매 사상 최대…수입차 업계도 놀랐다
벤츠 6192대로 두 달 연속 1위
"고소득자 수입차 구매 더 늘듯"
한국GM 추월한 벤츠·BMW

지난달 한국에서 팔린 자동차 다섯 대 가운데 한 대는 수입자동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차가 전체 승용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4%로 조사됐다. 월간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한국에서 차를 생산하는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치고 판매량 4위와 5위에 올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역대 최고 기록(2015년 24만3900대)을 넘어 30만 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달 한국에서 1만9928대의 수입차가 팔렸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2월 판매량(1만6212대)에 비해 22.9%나 늘었다. 2월 판매량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올해 2월엔 설 연휴가 끼어 있었다. 설 연휴가 없던 작년 2월과 비교하면 판매 여건이 불리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자 수입차업계는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애초 수입차협회는 올해 수입차 시장이 전년 대비 9.8% 커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 증가율은 이런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6192대를 팔아 두 달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BMW는 6118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 도요타(1235대) 렉서스(1020대) 랜드로버(752대) 포드(745대)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차 판매량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국내 완성차업체 판매량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48.3%, 33.2% 줄었다. 그 결과 벤츠와 BMW가 한국GM, 르노삼성보다 차를 더 많이 파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한국GM 추월한 벤츠·BMW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를 통틀어 벤츠는 판매량 4위, BMW는 5위에 올랐다. 수입차 업체가 판매량 4위에 오른 것은 한국이 수입차 시장을 개방한 198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벤츠 판매량은 3위 쌍용자동차(7070대)와 비교해 878대밖에 차이가 안 났다. 판매량 3위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점유율은 18.4%로, 지난 1월(18.3%)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평균(15.2%)과 비교하면 3.2%포인트, 2016년 평균(14.4%)과 비교하면 4.0%포인트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국GM 철수설’이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을 높인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철수설이 불거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GM 판매량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된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GM 차량을 사려고 생각했다가 철수설 때문에 포기한 이들 중 일부는 다른 국산차를, 일부는 수입차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이들 중 약 30~50%는 중소형 수입차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GM 사태가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해석이 더 많다. 수입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소득자가 꾸준하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다는 욕구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는 수입차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했지만, 최근 수입차를 타는 게 이상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수입차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교수는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수입차 점유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며 “이탈리아만 봐도 자국 브랜드(피아트)가 있는데도 수입차가 절반 이상”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도병욱/박종관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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