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 관람객들이 현대모비스 전시관에서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 관람객들이 현대모비스 전시관에서 차세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구동과 제동 등 자동차 핵심 기능을 담은 전자바퀴 ‘e코너 모듈’을 2021년까지 개발한다. 운전자가 건물 앞에서 내리면 자동차 스스로 움직여 주차하는 자동발렛주차 기술을 연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 현장에서 기술발표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중장기 연구개발(R&D) 전략을 발표했다. 전자바퀴 e코너 모듈에는 구동·제동·조향·현가(충격흡수) 네 가지 기능이 포함된다. 네 바퀴가 각각 움직이고 멈춘다는 의미다. 차량의 이동방향에 맞춰 각 바퀴의 방향이 바뀌고, 바퀴가 스스로 상하진동을 흡수한다.

이 바퀴를 탑재하면 별도의 엔진과 동력전달장치 등 구동 및 제동 관련 기계 장치가 필요 없다. 기존 차량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 차체 디자인도 다양해진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의 차량도 나올 수 있다.

맞춤형 자동차 생산도 가능해진다. 각 바퀴에 차량 핵심기능 대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바퀴의 배열 및 폭만 조정하면 차량의 크기와 전륜, 후륜, 4륜 등 구동 방식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일정 기간 특정 모델을 대량 생산하고, 소비자는 제한된 모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기존 방식이 전면적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는 e코너 모듈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바퀴 내부에 모터를 장착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네 바퀴가 각각 제어되기 때문에 동력전달 과정에서 에너지 낭비가 줄어든다. 유압이 아니라 모터의 힘으로 제동하는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제동력을 네 바퀴에 배분할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이런 전자바퀴는 국제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4 자율주행(돌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나설 필요 없이 자율주행 시스템이 작동하는 수준)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운전자의 개입 수준이 낮아질수록 차량 모듈이 독립적으로 제어되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원격주차 지원 및 자동발렛주차 기술 개발 계획도 발표했다. 원격주차 지원은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가 자동으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올해 초 양산된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자동발렛기술은 올해 말 개발될 예정이다. 운전자가 백화점이나 마트 등 목적지 입구에서 내려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가 스스로 지상 및 지하 주차공간으로 이동해 주차하는 기술이다.

R&D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고영석 현대모비스 연구기획실장(상무)은 “그동안 부품분야 매출의 7%가량을 R&D에 투자했는데, 2021년까지 이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전체 연구개발비 가운데 50%는 자율주행센서, 지능형 음성인식, 생체인식 등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장창민/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