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CES] 2021년 4단계 자율주행차 양산… 현대차 '게임 체인저' 노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한 국내외 기업과의 협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독자 개발에만 매달리느라 글로벌 합종연횡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자율주행의 선구자’로 꼽히는 미국 오로라(Aurora)와 차세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동맹을 맺으면서 이런 우려는 잦아들게 됐다. 현대차는 이번 동맹을 계기로 글로벌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가 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해 미래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수소차로 자율주행 시험

현대차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 개막 하루 전인 8일 ‘오로라와의 자율주행 동맹’을 공식 발표한다. 오로라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을 지닌 회사로 꼽힌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과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총괄을 지낸 스털링 앤더슨, 우버의 인식기술 개발담당 드루 배그넬 등 자율주행 분야의 ‘구루’들이 모여 지난해 회사를 세워 주목받았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솔루션 및 각종 센서·제어기 개발,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한 정보 송·수신 등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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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그동안 쌓아온 자율주행 기술을 공유하고 2021년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양산할 계획이다. 또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 국내외에서 최적의 ‘스마트시티’를 찾기로 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 전반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돼 사람과 차, 집, 사무실, 마을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곳을 일컫는다. 차량·사물 연계 시스템(V2X:vehicle to everything)이 구축돼 완벽한 자율주행을 시연하는 데 적합하다는 게 양사의 판단이다. 시험 차량은 CES에서 선보일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사진)를 우선 활용한다. 한 번 충전으로 580㎞를 달릴 수 있는 안정적 주행 능력을 갖고 있어 자율주행 시험에 안성맞춤이란 판단에서다.

◆숨가쁜 글로벌 합종연횡

현대차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할 기반을 닦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IoT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분야에선 글로벌 기업과 전방위적 ‘협업 동맹’을 구축 중이다. 세계적 IT 업체 시스코와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인 바이두 등과 손잡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및 IT 기업 간 합종연횡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자동차 부품회사, 완성차업체로 구성된 ‘엔비디아 동맹’에 맞서 인텔이 BMW, 피아트 등과 뭉쳐 ‘인텔 동맹’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와 한국 IT 기업들이 미래차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느슨한 협업’을 뛰어넘는 긴밀한 글로벌 동맹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